"상법개정안, 경제민주화 취지에도 어긋나"

입력 2013-09-03 11:00  

한경연 정책토론회…"개별기업의 선택에 맡겨야"

상법 개정안이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의 취지에역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상법개정안의 쟁점과 정책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신석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정부는 경제민주화 정책의 하나로 상법개정안을 제안했지만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오히려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부연구위원은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안정된 경영권을 바탕으로장기적 관점에서 사업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데 상법개정으로 주주 민주주의가 강화되면 단기적 시각에서 사업결정을 하는 경향이 강해질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과 재투자,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주주들의 단기이익추구와 지나친 배당요구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단기 주가상승을 통한 차익과 배당에만 관심을갖는 일부 투자자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과 투자를 할 수 있는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한 부연구위원은 강조했다.

그는 "상법개정안 4개 제도가 공약사항이어서 무조건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이있으나 이는 정작 봐야할 달, 즉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는 보지 않고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개수가 몇개여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송양호 전북대 교수도 상법개정안의 집행임원제 의무화가 우리나라 기업구조의 특징인 도전적인 기업경영과 장기적 안목의 경영기능을 훼손할우려가 있다면서 기업 지배구조는 지금처럼 개별기업의 선택의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산은지주 준법감시인 이종건 변호사는 "헌법상의 경제민주화 취지에 따라 기업 경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받으며 기업의 성장 발전에 매진해야 할 대주주와 경영자들이 경영권을 위협받게 된다면 결국 기업 성장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상법개정안은 소수주주의 권리를 급진적으로 강화해 상대적으로 대주주의 권리를 지나치게 약화시키고 자칫 경영권을 상실시킬 가능성마저 있어위헌적 요소들이 많다고 지적하며 기업활동의 자율성을 강조한 헌법 제119조 1항과경제주체간 조화를 강조한 헌법 제119조 2항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오일뱅크 상무인 배정환 변호사도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경영에대한 통제나 관리를 가급적 제한한다는 헌법 원칙에 맞게 공익적 필요성이 강력해상법의 개입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가급적 회사를 어떤 구조로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는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인 한국사내변호사회 회장 백승재 변호사는 상법개정안의 도입 제도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감사위원 분리선임 의무화는 대주주의 이사 선임권을 제한하는 성격이 있으므로 신중해야 하고 집중투표제와 집행임원제도 개별 기업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실질적으로 단일한 회사로 평가될 수 있는경우에 한해 인정토록 하고 전자투표제의 경우에도 일정 규모이상의 상장회사에 대해서만 의무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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