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동양증권 특별검사 압박…채권단 추가 지원불가동양그룹 "후속 방안 추진하겠다"
동양그룹이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오리온[001800] 그룹 담철곤 회장 부부가 추석 연휴를 끝내고 동양그룹에 대한지원 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재계 순위 38위 동양그룹이 구조조정 벼랑 끝에 몰렸다.
동양그룹은 다른 후속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자금을 끌어올 만한 방안이 마땅치 않아 기업어음(CP) 상환 등 자금난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것으로 관측된다.
◇ 동양·오리온, 추석연휴 합의 실패…오리온 '지원 불가' 오리온은 23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동양그룹의 자금 지원 요청과 관련 "해외투자자와 주요 주주로부터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며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의사가 없으며 다음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부부,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이번 추석 때 동양그룹의 만기 도래 기업어음(CP) 상환 지원 문제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경 부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딸들로 현 회장과 담 회장은 동서지간이다. 이들 두 그룹 오너 일가는 이번 추석 연휴때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이웃해 사는 모친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 자택 등에서 만났으나 결과적으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담 회장 부부가 15∼20% 정도에 이르는 오리온 지분을 담보로 내놨다가 오리온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원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담 회장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도 "경영 안정과 주주들의 불안을 고려해 이런결정을 내렸다"며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가 그룹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양그룹 측은 동양시멘트[038500] 등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 1조1천억원 상환을 위해 오리온 대주주인 담 회장(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이보유한 오리온 지분 15∼20%를 담보로 5천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발행할 계획을 마련해놓고 지원을 요청했다. 담 회장 부부가 최대 3천억원 규모의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면 ABS를 5천억∼7천억원 정도만 발행해 CP 문제를 해결할 수있다고 보고 있다.
동양그룹 측은 동양매직과 동양시멘트·동양증권[003470] 지분 등 보유 자산이팔리는 대로 갚아 담 회장 부부의 오리온 지분을 안정적으로 지켜주겠다는 뜻을 오리온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담보로 제공한 보유 지분 회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담 회장 부부로선 수용하기 곤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채권단 등을 동원해 오리온그룹을 압박할 만한 명분도 마땅치 않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오리온 사주가 사재를 지원하는 문제이지 오리온그룹 자체가 동양그룹을 지원할 수는 없다. 담 회장이 개인적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을 때도오리온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다면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 동양그룹 어떻게 되나 일단 동양그룹 측은 오리온의 지원 불가 발표에 다소 당황하면서 후속 방안을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동양그룹의 관계자는 "오리온이 갑자기 지원 계획이 없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난감하다"며 "일단 다른 방안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 다른 유동성확보 방안을 마련해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동성을 CP나 회사채, 단기 콜자금 등으로 충당해온데다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추가 자금 조달 묘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동양그룹 측은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CP 1조1천억원 외에 채권단 보유 여신도 9천억원 정도에 이른다. 동양그룹은 채권단 보유 여신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있지만, 이 역시 만기를 연장해놓은 상태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동양증권에서 CP 매각도 10월부터는 금지되기 때문에 자금조달 방법이 없고 그렇게 되면 동양은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만기 도래 CP 문제 해결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하면 동양그룹은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있다.
채권단은 추가 출혈 지원에 앞서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말을 아끼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지금으로선 (구조조정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 일단 지켜보겠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금융감독당국은 동양그룹을 압박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계열사인 동양증권이 고객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이날부터 동양증권에대해 특별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동양증권이 판매한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CP 판매·운용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동양그룹이 만기가 돌아온 CP 상환에 실패하면 개인 투자자손실이 불가피하다.
금감원 측은 "동양그룹 자금난으로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CP 규제에 따른 자금난으로 동양그룹 계열사가 법정관리나 회생절차 등 최악의 상황에 빠지기 전에 위험을 점검하고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indigo@yna.co.kr kyunghee@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동양그룹이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오리온[001800] 그룹 담철곤 회장 부부가 추석 연휴를 끝내고 동양그룹에 대한지원 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재계 순위 38위 동양그룹이 구조조정 벼랑 끝에 몰렸다.
동양그룹은 다른 후속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자금을 끌어올 만한 방안이 마땅치 않아 기업어음(CP) 상환 등 자금난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것으로 관측된다.
◇ 동양·오리온, 추석연휴 합의 실패…오리온 '지원 불가' 오리온은 23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동양그룹의 자금 지원 요청과 관련 "해외투자자와 주요 주주로부터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며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의사가 없으며 다음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부부,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이번 추석 때 동양그룹의 만기 도래 기업어음(CP) 상환 지원 문제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경 부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딸들로 현 회장과 담 회장은 동서지간이다. 이들 두 그룹 오너 일가는 이번 추석 연휴때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이웃해 사는 모친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 자택 등에서 만났으나 결과적으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담 회장 부부가 15∼20% 정도에 이르는 오리온 지분을 담보로 내놨다가 오리온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원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담 회장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도 "경영 안정과 주주들의 불안을 고려해 이런결정을 내렸다"며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가 그룹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양그룹 측은 동양시멘트[038500] 등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 1조1천억원 상환을 위해 오리온 대주주인 담 회장(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이보유한 오리온 지분 15∼20%를 담보로 5천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발행할 계획을 마련해놓고 지원을 요청했다. 담 회장 부부가 최대 3천억원 규모의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면 ABS를 5천억∼7천억원 정도만 발행해 CP 문제를 해결할 수있다고 보고 있다.
동양그룹 측은 동양매직과 동양시멘트·동양증권[003470] 지분 등 보유 자산이팔리는 대로 갚아 담 회장 부부의 오리온 지분을 안정적으로 지켜주겠다는 뜻을 오리온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담보로 제공한 보유 지분 회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담 회장 부부로선 수용하기 곤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채권단 등을 동원해 오리온그룹을 압박할 만한 명분도 마땅치 않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오리온 사주가 사재를 지원하는 문제이지 오리온그룹 자체가 동양그룹을 지원할 수는 없다. 담 회장이 개인적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을 때도오리온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다면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 동양그룹 어떻게 되나 일단 동양그룹 측은 오리온의 지원 불가 발표에 다소 당황하면서 후속 방안을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동양그룹의 관계자는 "오리온이 갑자기 지원 계획이 없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난감하다"며 "일단 다른 방안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 다른 유동성확보 방안을 마련해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동성을 CP나 회사채, 단기 콜자금 등으로 충당해온데다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추가 자금 조달 묘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동양그룹 측은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CP 1조1천억원 외에 채권단 보유 여신도 9천억원 정도에 이른다. 동양그룹은 채권단 보유 여신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있지만, 이 역시 만기를 연장해놓은 상태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동양증권에서 CP 매각도 10월부터는 금지되기 때문에 자금조달 방법이 없고 그렇게 되면 동양은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만기 도래 CP 문제 해결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하면 동양그룹은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있다.
채권단은 추가 출혈 지원에 앞서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말을 아끼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지금으로선 (구조조정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 일단 지켜보겠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금융감독당국은 동양그룹을 압박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계열사인 동양증권이 고객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이날부터 동양증권에대해 특별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동양증권이 판매한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CP 판매·운용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동양그룹이 만기가 돌아온 CP 상환에 실패하면 개인 투자자손실이 불가피하다.
금감원 측은 "동양그룹 자금난으로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CP 규제에 따른 자금난으로 동양그룹 계열사가 법정관리나 회생절차 등 최악의 상황에 빠지기 전에 위험을 점검하고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indigo@yna.co.kr kyunghee@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