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차 GE 회장, 제프리 이멜트의 리더십 비결은>

입력 2013-10-26 13:36  

"리더십은 나를 찾는 여정…자신과 조직을 재창조하라""리더의 3가지 요건, 학습능력·결단력·스태미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1878년 작은전기조명회사를 차렸다. 135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는 전 세계 160여개국에 진출해임직원 32만여명을 고용한 글로벌 대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됐다.

GE의 우두머리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가장 높이 오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 자리에서 사람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또 뭘까? 이 같은 궁금증에 답하듯 GE를 13년째 이끌고 있는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지난23∼25일 직접 한국을 찾아 자신의 리더십 비결을 털어놓았다.

이멜트 회장은 1982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따고 그해 GE에입사했다. GE의 8대 CEO인 잭 웰치는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찾아 9년을 고심한끝에 그를 낙점했고 이멜트는 2000년 GE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직접 만나 본 이멜트 회장은 뭐든지 숫자를 붙여 분류하기를 좋아했다. 복잡다단한 글로벌 기업을 운영하며 몸에 밴 체계적인 사고 시스템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좋은 리더의 요건으로 3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학습 능력이다. 이멜트 회장은 "자신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기 위해 주변에 바보들이 모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저는 똑똑한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습니다. 전문 영역에 대해 나보다 잘 아는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입을 다물고 듣습니다. 성공한 사람은 직급이 높건 낮건 공통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외부 지향적이고 학습량이 많은 특징을 지닙니다." 예순이 된 그 자신도 끊임없이 배우고자 한다. 보통 그 자리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말을 독차지하는 것과 달리 이멜트 회장은 "최고의 자리를 오래 유지하려면 경청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늘 더 많이 듣고 질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4년간 신기술 '선생님'들을 모시고 '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산업인터넷 분야에 대해 공부했다고 귀뜀했다. 분기별로 IBM,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존슨앤존슨, 펩시의 CEO들과 만나 나누는 허심탄회한 대화도 큰 공부가 된다.

학습 능력은 리더의 자질인 동시에 인재를 뽑는 기준이기도 하다.

후계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멜트 회장은 "한 가지 확실한 건 내 딸이 GE를 물려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뒤 "현재의 지식보다 발전 가능성이 중요하다"고덧붙였다. 당장 뛰어난 사람보다 학습을 통해 나아질 사람을 원하는 셈이다.

그의 아버지도 GE에서 40년간 근속했지만 이멜트를 회장직에 올린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그 자신이다.

두 번째는 결단력이다. 그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를 갖고 과감하게 결단할것을 주문했다. 기업을 정부처럼 운영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남이 자기 말을 들어주기를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남이 이끌어주기를바라지요. 저는 회의실에서 사람들 말을 열심히 듣고 '알아들었는데 이 문을 나가면내 방식을 따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좋은 사람이 떠나기도 하지만 이걸 안 하면조직이 혼란에 빠지니까요." 마지막으로는 스태미나(stamina)를 언급했다. 이는 CEO 개인의 체력과 수장으로서 밀고 나가는 뚝심, 2가지를 의미한다.

그는 경영자로서 개인 체력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면서 "젊을 때는 출장 간 호텔에서 나이트클럽을 찾았는데 이젠 헬스클럽을 찾는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대기업이 모든 곳에서 다 사랑받는 것은 아닌 만큼 만만치 않은 세상을 헤쳐나갈 뚝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절로 열려 있는 문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결코포기하지 않는 뚝심으로 닫힌 문을 열어젖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멜트 회장은 마지막으로 "리더십은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이라고 정리했다.

"리더가 되려면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스스로를 비판하고 재창조하고 학습할 수 있어야 돼요. 기업인이 돼 저 자신뿐 아니라 GE를 재창조하고 변화를주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자 즐거움입니다." eugenie@yna.co.kr, runr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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