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요타가 꿈꾸는 왕의 낙원 '아발론'

입력 2013-11-04 07:00  

도요타의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은 아서왕 전설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은 아서왕이 조각배에 몸을 싣고 찾아갔던 마지막 안식처, 그곳이 바로 아발론이다.

한국토요타가 10월 초 국내에 선보인 4세대 '더 올 뉴 아발론 리미티드' 모델을몰고 지난 2일 경기 안양시에서 강원 영월군까지 왕복 300여㎞를 달려보니 '왕의 낙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큼직한 통풍구 위에 도요타의 패밀리룩인 '킨 룩'(Keen Look)을 올린 미간은 위풍당당한 슈퍼히어로를 생각나게 한다. 헤드라이트 눈꼬리를 가늘게 뽑아냈지만 중간쯤에 독특한 입체감을 더해 사나운 기색을 누그러뜨렸다.

차체 길이를 60㎜, 높이는 25㎜ 줄여 무게 중심을 내렸고 주행시 바람의 저항을낮춰 마찰계수가 0.28에 불과하다. 옆태는 마치 물고기처럼 매끄러운 유선형이다.

외관은 한껏 스포티한 느낌을 불어넣었지만 내장은 우아하다. 한땀한땀 꿰맨 듯솔기 자국을 살린 부드러운 가죽으로 패널을 덮었고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둘레는 도요타 최초로 스모크 크롬 도금을 적용해 고급스럽게 반짝인다.

센터페시아가 살짝 뒤로 눕혀져 내장형 내비게이션을 보기 편하고, 정전식 터치키 시스템을 도입해 가벼운 터치만으로 버튼 조작이 가능하다. 에어컨은 운전석·조수석·뒷좌석의 온도를 각각 설정하는 3존 시스템이다.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키자 정숙성이 두드러졌다. 엔진·노면·바람으로 인한소음을 잡은 것은 물론, 고급 세단답게 창문 여닫는 소리마저 조용했다.

6기통 3.5ℓ 가솔린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5.3㎏·m의주행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액셀을 밟아보니 가속이 아주 부드럽고 편안했다. 오르막도 전혀 무리없이 올라갈 뿐 아니라 변속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핸들과 페달은 가볍고 반응성이 빨라 배기량 3천456cc의 덩치를 민첩하게 굴릴수 있고, 시속 150㎞ 정도의 고속 주행도 여유롭게 소화해냈다.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9.8㎞/ℓ지만 실제 주행 결과 9.9㎞/ℓ를 기록했다.

운전석 옆 사이드미러가 평거울이라 시야가 좁고 불편해 차선을 변경할 때마다불안했던 점은 아쉽다.

주행 모드를 에코·노멀·스포츠로 변경하는 스위치도 전면부가 아니라 팔꿈치쪽에 있어 달리면서 조작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은 4천940만원.

eugeni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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