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 원죄' 한수원, 늑장·반쪽 물갈이 빈축(종합)

입력 2014-01-06 20:06  

<<본문 6번째줄 엔지니어링본부장을 관리본부장으로 수정하고 한수원 관계자 코멘트추가.>>상임이사 4명 중 2명 뒤늦게 사표 처리, 2명은 유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과 관련해 '늑장·반쪽' 인적 쇄신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달 27일 상임이사 4명 가운데 부사장 겸 발전본부장과 엔지니어링본부장(옛 설비본부장) 등 2명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6일 밝혔다.

한수원 측은 "원전 비리에 직접 연루되진 않았지만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물러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작년 5월 불거진 원전비리로 한수원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들끓자"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1급 이상 간부 177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할 때 같이사표를 썼다.

하지만 사표를 낸 지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이를 처리해 '봐주기·생색내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관리본부장은 임기를 불과 2개월을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표 처리를 최대한 지연시켜 봉급 등 챙겨줄 건 모두 챙겨주고 보냈다는 비판을 받을 수있는 대목이다.

특히 다른 상임이사인 안전본부장과 기획본부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켜 반쪽짜리인적 쇄신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도 당시 부사장 등과 함께 사표를 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안전본부장의 경우 원전 비리를 철저히 매듭지으라는 뜻에서 유임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원전비리 당시 일선 관리·감독 책임자이긴 하지만 임원 전부를 교체하기 힘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과 함께 사표를 제출한 1급 간부 175명에 대해서는 경영상 책임을 묻기 어려워 사안별로 징계 처분을 하고 있다고 한수원은 밝혔다.

이 가운데 원전비리와 관련해 형사처벌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검찰에서 기관 통보한 1급 직원 4명은 중징계인 정직 처분을 받았고 자체 감사결과 별건의 비리가 확인된 2명은 직위해제 조치하고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

나머지 사표 제출자 대부분은 보직이동 조치로 처분을 매듭지었다. 일부는 지방으로 발령나기도 했다.

한수원은 조석 사장이 취임한 작년 9월 이후 본부장급(상임이사 포함) 7명 중 3명, 본사 처·실장 24명 중 11명을 교체해 창사 이래 최대의 인적 쇄신을 이뤘다고강조했지만 이런 이유로 애초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인적 쇄신을 뜯어보면 매년 연말에 하는 인사에서범위만 조금 넓혔을 뿐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수원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새 부사장 겸 발전본부장에 이청구 전 월성원자력본부장을 선임했다.

luc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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