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쉰들러 갈등 격화(종합)

입력 2014-02-09 20:22  

<<쉰들러 입장 추가해 기사 전반적으로 손질.>>쉰들러 "파생상품계약 유감…적대적 M&A는 없다"현대 "책임전가…회사 흔들어 인수하려는 속내"

현대엘리베이터[017800]와 2대 주주인 다국적 승강기업체 쉰들러 홀딩 AG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쉰들러 홀딩 AG는 7일 알프레드 쉰들러 회장이 직접 전 세계 언론 매체와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가진 텔레콘펀런스에서 현재 소송 중인 현대엘리베이터[017800]의파생상품계약에 대한 문제제기가 정당하고 "적대적 M&A 의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재확인했다.

쉰들러 회장은 "2004년 우리는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엘리베이터 사업을 분사한다는 약속을 받았었지만 우리가 잘못 믿은 것이었다"며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진들이 파생상품계약을 맺은 일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쉰들러는 지난달 현대엘리베이터가 자회사인 현대상선[011200]의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사업과 무관한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맺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7천180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제기했다.

쉰들러 회장은 또 35%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처리와 관련해 ▲ 지분을 처분해투자를 회수하는 것 ▲ 100% 손실 처리 후 회사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 ▲ 규제당국의 개입을 기다리는 것 등 3가지 선택권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분 매각은 소액주주 등 기존 투자자들의 피해와 향후 세계 시장에서입게 될 평판 훼손 때문에 실행하기 어려워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쉰들러 회장은 "지금까지 70건 이상의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으나 적대적 M&A는 한번도 없었다"며 "잠재적 거래당사자들의 마음을 잃어선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는 9일 논평을 통해 "의욕적으로 시도한 M&A가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고 손실이 발생하자 그 책임을 회피하고자 자신들의 이사회가 열리기전에 벌인 변명, 궤변과 거짓으로 점철된 쇼"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쟁점인 파생상품계약과 관련해서는 2006년 지분 매입 당시부터 현대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와 파생상품계약을 알고 있었고, 해운업 호황으로 현대상선으로부터 지분법 이익이 발생할 때는 침묵하다가 해운경기 악화로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문제 삼으며 책임을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에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또 쉰들러가 유상증자 불참, 지분 전량 매각을 언급하며 주가하락을 주도해왔으면서 소액주주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은 '악어의 눈물'라고 꼬집었다.

적대적 M&A 의사가 없다는 쉰들러의 입장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회사 주가가 하락하고 재무 건전성이 나빠져 채권단이나 금융당국에 의해 구조조정 절차가 시작되면 인수에 나서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해석했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 측이 중요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 회장이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현대증권[003450]이 쉰들러의 3배나 되는 신주인수권을 매각했다고 한데 대해 "주식시장을 교란시키기 위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반 주주들이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신주인수권을 매각한 것을 현대증권이 매도한 것으로 호도했다는 것이다.

또 쉰들러 측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몇백 통의 메일을 보냈으나 답이 없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전혀 사실무근으로 지금까지 받은 몇 건의 쉰들러 메일에성실하게 답변해왔다"며 "과장과 사실왜곡에 대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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