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①산업혁신 가져올 '자동차 아이폰'

입력 2014-03-13 06:17  

테슬라 열풍에 "단기대안일 뿐" 주장도…대중화시대 대비해야

국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얼리 어답터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이 작년말 전기차 한 대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차량 가격만 1억원을 넘는다는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였다.

차량 분석을 위해 테슬라 전기차를 수입한 현대·기아자동차[000270] 남양연구소 말고는 정 부회장이 개인으로선 국내 고객 1호다.

정 부회장은 테슬라 전기차를 타본뒤 그 혁신성을 격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5초밖에 걸리지 않는 가속력에 완전 충전후 주행 가능한 최장 거리가 390㎞로 기존 100∼150㎞ 정도인 전기차의 한계를 훌쩍 넘어버렸다. 태블릿PC로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도 있다.

정 부회장의 모델S 구매는 테슬라 CEO 엘런 머스크에 대한 관심도 한몫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모델로도 유명한 그는 20대에 인터넷 결제시스템 페이팔을 만들어 돈을 번 이후 테슬라 외에도 진공터널 기차(하이퍼루프), 우주개발(스페이스X)등 엉뚱하다 싶은, 새로운 사업에만 도전하는 괴짜다.

테슬라 전기차가 애플 아이폰에 이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예상치 못한경쟁자의 등장에 완성차 및 IT전자업계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07년 6월 애플의 첫 아이폰 출시, 3년후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 출시로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했듯이 테슬라의 전기차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전기차 개발을 촉진시킬 전망이다.

이런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IT전문가인 엘런 머스크가 주도하는 것에서 보듯 IT전자업계도 '강건너 불구경'할 상황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인 IT전자와 자동차 업종은 이름모를외국회사가 그 경계를 허물고 융합 혁신을 시도하는 것을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다.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있어 가격과 비용 사이의 함수에 지나치게집중하는 바람에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있다.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 자동차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국가별 규제 정도와 시장 규모를 고려해 다양한 친환경차 타입을 동시에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런 상황에서 테슬라는 이미 2차 혁신을 준비중이다. 엘런 머스크는 팀 쿡 애플 CEO를 만나 인수·합병(M&A) 등 합작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50억 달러를투자해 직접 리튬이온 2차전지 공장을 짓겠다고 나섰다.

테슬라가 초래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전기차시장은 2011년 현대차[005380]가 블루온을 내놓아 236대가 팔린 뒤2012년 레이EV, SM3 Z.E.가 신규 진입하면서 660대 규모로, 2013년엔 스파크EV가 출시되며 715대로 늘어났다.

올해는 쏘울EV에 이어 BMW i3, 닛산 리프가 새로 시장에 들어오며 국내 전기차성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예상 시장규모는 1천200대 정도로 여전히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시장은 테슬라가 고급 모델을 내놓은 가운데 닛산이 리프의가격인하로 판매 확대를 견인하며 111.1% 성장하긴 했지만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0.1%에 불과한 9만5천대 수준이다. 그것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4만9천대가 포함된 수치다.

지난해 5월 전기차업계의 '애플'로 불렸던 이스라엘의 베터 플레이스가 높은 가격과 충전의 어려움이라는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한 것도 전기차시장이 장밋빛 일색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테슬라가 지난해 1분기에 낸 첫 흑자도 자동차 제조 판매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탄소무배출 차량에 주는 혜택인 ZEV 크레딧 덕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연비와 배출가스 총량 규제를 해소하는 단기적 대안으로서 전기차가 급부상한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높은 가격, 짧은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부족과 함께 전력수요 급증, 소비자 선호 등 현재의 성장저해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기차 자체가 가진 잠재적 혁신성을 삼성, 현대차, LG[003550] 등 국내기업들이 놓쳐서는 안된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기차 시장은 당분간 전기차 가격의 30%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단가하락과 정책적 드라이브에 의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차세대 2차전지가 상용화되는 2020년 이후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크마 덴너 보쉬 회장도 전기차 확산의 주요조건을 1회 충전시 300㎞ 이상을예상하며 현재의 배터리 기술발전속도를 고려할 때 전기차 대중화는 2020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전기차를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려는 의도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배터리, 충전기,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과 결합하면 전후방 연관 파급효과가 커 정부와 기업의 보다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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