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안전진단 호재에도 '시큰둥'

입력 2014-03-19 09:47  

대치 미도·선경 등 관망…압구정 현대도 추격 매수 없어전월세 과세 방침에 매수 심리 위축, "일단 지켜보자"

"이 정도 호재로는 꿈쩍도 안하네요. 시장 반응이 영 신통치 않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의 말이다.

19일 강남구청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개포우성(1천140가구) 아파트가14일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고 선경(1천33가구)와 미도(2천435가구)아파트는 지난 5일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거래시장은 안전진단 통과라는 호재에도 호가 상승이나 거래없이 시큰둥한 분위기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주택에 대한 과세 방침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치동 에덴공인 윤고용 대표는 "안전진단 통과가 재건축 사업에서 걸음마 단계여서 그런지 아직 큰 영향이 없다"며 "문의전화도 별로 없고 투자 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도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1, 2월 재건축 가격이 단기급등하면서 추격 매수가 줄어든 상태였는데 정부의 전월세 시장 선진화 방안 이후 40∼50대의 매수심리가 확 꺾였다"며 "야구로 치면 투수가 연타석 홈런을 내준 격으로 그동안 안매기던 세금을 갑자기 내라고 하니 거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치동 행운공인 김성일 사장 역시 "2월 하순까지 매수 문의도 많고 거래도 활발했는데 전·월세 과세 방침 이후 거래 절벽이 나타났다"며 "지금은 집주인들이 갖고 있던 집도 정리하겠다는 분위기여서 안전진단 호재가 얼마나 먹힐지 미지수"라고말했다.

김 사장은 "정부가 과세를 하더라도 일단 부동산 시장을 살려놓고 해야 하는데너무 성급했다. 당국의 정책적 판단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지의 경우 대형 주택형이 많고 개별적으로 리모델링을 한 곳도 많아 재건축 추진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점도 당장 수요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기지 못하는것으로 보인다.

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의 첫 단추는 꿰었지만 이들 모두 중·고층 아파트여서재건축 계획 수립 단계부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최근 정밀 안전진단을 통과한 압구정 현대·한양·미성아파트는 집주인들이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였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가격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방침으로 연초에 단기 급등하면서 추가 상승여력이 약한 편이다.

압구정동 형제부동산 관계자는 "1∼2월에 이미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가격도 1억∼2억원가량 오른 상태여서 이번 안전진단 통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매물도 별로 없지만 거래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래공인 대표도 "안전진단이 통과됐어도 실제 재건축이 이뤄지기까지 갈 길이멀어서 그런지 시장에 큰 반응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압구정의 경우 입지가 뛰어나고 한강변에 위치한 대규모 재건축 단지라는 희소성이 있어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겨우 투자수요가 가세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압구정동 뉴고려공인 신일수 대표는 "전월세 과세 방침 이후 시장이 가라앉아관망세로 돌아섰지만 안전진단 통과후 집주인들의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앞으로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등 재건축 추진 단계를 하나씩 밟아갈 때마다 추격매수가 붙어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ykhyun1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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