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조정 재점화…그룹 승계 가속화되나>

입력 2014-03-31 11:38  

삼성전자 합병사 최대주주로…전자 수직계열화 완성3세 승계구도 공고화…전자·금융/호텔·건설·중화학/패션·미디어

삼성그룹이 계열사 간 사업조정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3세 승계 구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공표된 삼성SDI[006400]와 제일모직[001300]의 합병은 삼성전자[005930]의뒤를 이을 거대 계열사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으로 앞으로 삼성그룹의 진로에 큰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합병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사업재편의 성격이 커 삼성그룹 경영권승계 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 관계자도 "경영효율화 차원의 조용하고 무게감 있는 사업조정일 뿐 그룹승계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각각 1대 0.4425의 비율로 합병하기로 했다. 삼성SDI가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현재 삼성SDI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현재 2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국민연금관리공단이 9.8%를 보유 중이다.

제일모직은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11.6%의 지분을, 삼성카드[029780]가 4.7%를 갖고 있다.

합병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합병사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13.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2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10.5% 지분을 갖게 된다. 삼성카드 지분은 1.

6%로 줄게 된다.

재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삼성그룹의 분할방안은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금융 계열사를 맡고, 장녀인 이부진(44) 호텔신라[008770]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차녀인 이서현(41)제일기획[030000]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맡는 것이다.

지난해 제일모직이 직물·패션 사업을 떼어낼 당시 업계에서는 제일모직이 이재용 부회장 관할의 전자 계열사로 편입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이서현 사장이 승진과 함께 직물·패션 사업을 넘겨받은 삼성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겨 패션부문 경영기획 업무를 총괄하게 되면서 현실화됐다.

이번 합병으로 제일모직은 전자 계열사로 편입되고, 삼성SDI-제일모직-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전자 수직계열화도 완성된다.

아울러 삼성 측의 지분율이 낮아 불안했던 제일모직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있게 됐다.

이는 결국 기존에 알려진 그룹 승계 구도가 더욱 공고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전자 수직계열화와 함께 이서현 사장에게 패션사업 넘겨주는 '가르마 타기'가 마무리된 것 같다"며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은 삼성에버랜드다. 에버랜드가 삼성생명[032830] 지분 19.3%를, 삼성생명은 다시 삼성전자 지분 7.3%를 보유하는 순환출자구조가 중심축이다.

현재 외형상 삼성가의 삼남매는 에버랜드의 한지붕 아래 집결한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 지분 25.1%를,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각각 8.37%를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부진 사장은 에버랜드의 리조트·건설 부문을, 이서현 사장은 에버랜드의 패션부문을 담당하며 공동 경영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 간의 추가적인 사업재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건설·중화학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 간의 통합은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가운데 하나다.

이와 맞물려 승계 구도가 더욱 구체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그룹 승계를 위한 구획 정리는 사실상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에 큰 틀의 변화는 없을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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