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재취업 성공기 "두드리는 자가 문을 연다"

입력 2014-04-16 14:53  

지난 2010년 10월 정년퇴직을 2년 앞두고 이만호(59)씨는 30년간 근무한 은행에서 지점장을 끝으로 명예퇴직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계약직인 지점감사로 2년간 더 일한 뒤 인생 1막을 마감했다.

퇴직 후 전국을 돌며 배낭여행을 하며 잠깐의 여유도 가져봤지만 막상 퇴직을하고 나니 '이제부터 무얼 하며 살까'라는 생각이 항상 마음을 짓눌렀다.

우연히 동네 자전거가게에서 자전거를 수리하던 중에 점포사장으로부터 "내가이 자리에서 40년간 경영해 온 것도 다 기술 덕분이에요"라는 말을 듣고 인생 2모작방안을 착안했다.

이씨는 "앞으로 30년간 인생을 잘 보내려면 반드시 기술이 필요하겠구나"라는생각과 함께 기술을 배워 다시 취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환갑이 다 된 나이에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2011년 3월부터 직업전문학교에서 보일러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은행원 출신에겐 생소한 보일러 용어를 하나하나 익혀가기가 녹록지 않았고 용접 실습을 할 때에는 옷을 태우기까지 하는 등 실수도 연발했다.

주위의 비아냥거림과 여러 모임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는 기술학교와 도서관에서살다시피 했다.

어렵게 보일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서 지난 2년간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공조냉동기능사, 에너지산업기사, 전기기능사 등 7개의 자격증이 품에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자격증만 갖고는 재취업의 문을 열어젖히기가 쉽지 않았다. 나이 문제가항상 걸렸다.

이씨는 결국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방문, 전문컨설턴트와상담도 하고 중장년 채용박람회에 참가하며 열심히 구직을 위해 뛰어다녔다.

수차례 힘겨운 도전 끝에 7개의 기술자격증을 활용해 이씨는 지난 2월 국민은행본점 시설과 보일러기능사 채용에 최종 합격했다.

이씨는 재취업의 긴 여정을 걸어오며 '자신이 과거에 무슨 일을 했다'든지, '월급을 얼마 받았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눈높이를 낮춰 준비하면 인생2모작의 미래가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산하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는 지난 1월 중순부터3월초까지 40∼60대 중장년들이 재취업에 성공한 수기를 공모해 총 7편의 당선작을선정, 16일 협력센터 대회의실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총 42편의 응모작 가운데 이씨의 '하늘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준다' 제목의수기가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전경련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는 작년말까지 4천명 이상의 중장년 구직자들을재취업시켰다. 40세 이상의 구직자는 희망센터를 통해 무료로 재취업을 지원받을 수있다. 희망센터 문의는 www.fki-rejob.or.kr나 ☎ 02-3771-0366.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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