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권 승계문제 수면 위로>

입력 2014-05-11 18:11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분할구도 변화 조짐'계열분리 관측 현실성 떨어진다' 지적도

삼성그룹에서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경영권 승계문제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번도 예외가 아니다.

이건희(72) 회장이 11일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로 응급 심장 시술을 받고 입원한 소식이 알려지자, 재계 주변에서는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자칫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경영을 안정시키는 문제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2012년 말 이재용(46)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부회장 승진이 내정됐을 때도그룹 경영권 승계가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회장이 건재한 이상 경영 구도에 큰 변화는 없더라도 회사 운영의 축이 다소이동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었다.

승진 후 이 부회장은 해외 산업계 거물과 영향력 있는 정치 지도자를 잇달아 만나는 등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9월 제일모직[001300]의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이전하고, 올 3월 제일모직을 삼성SDI[006400]와 합병하기로 했을 때도 마찬가지 관측이 나왔다.

지난주 삼성SDS의 연내 상장 결정이 내려졌을 때도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경영권승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됐다.

삼성SDS는 1990년대 후반 삼성에버랜드와 함께 이 회장의 세 자녀가 나란히 지분을 보유하면서 일찌감치 미래 그룹 경영권 승계의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불거진 이 회장의 건강 문제는 승진이나 상장 등 앞서 사건들에 비하면경영권 승계와 훨씬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히려 대기업 가운데 승계를 앞둔 곳이 적지 않지만 유독 삼성전자만 빈번하게승계 문제가 제기되는 현상은 이 회장의 취약한 건강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계에서 최근까지 비중 있게 받아들여져 온 삼성그룹의 분할 방안은 이 회장의외아들인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 계열사를 맡고, 장녀인 이부진(44) 호텔신라[008770]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차녀인 이서현(41) 제일기획[030000]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맡는 것이다.

여기에는 적정 시점에 이들 삼 남매가 각자가 맡은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사업·지배구조 재편 작업 과정에서 십여년간 유지돼온 주요 계열사 간의 지배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게다가 최근 세 남매의 경영상 역할 분담을 볼 때 과거 예견됐던 분할 구도가상당 부분 의미를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예상하면서 '계열분리'를 전제한 관측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는 경영권 승계 후에도 사실상 후보 1순위로 낙점된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현재의 그룹 체제가 거의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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