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협상은 실무팀 중심으로 이뤄지고 이인용 사장이 참석하는 것은 아니라는내용 추가.>>직업병 보상 협상 중단 5개월만에 만나대화 물꼬 텄지만 갈 길 멀어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 등에 걸린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가 28일 재개된다.
지난해 12월 1차 본협상이 중단되고서 5개월 만이다.
삼성전자[005930]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이 14일 사과와 함께 피해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꾸려지는 첫 대화자리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사장이 참석해 삼성 직업병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에 회사 입장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얼마 전까지 삼성그룹 전체의 홍보를 책임졌던 이 사장이 반올림과 직접 만나는것은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그동안 깊어진 양측 간의 골을 메우고 협상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필요한 신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진행될 본격적인 협상은 양측 실무협상팀이 주축이 되며 이 사장이 참석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7년을 끌어온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의 여성 노동자였던 황유미 씨가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반올림은 현재까지 제보받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가 180여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70여명이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 양보로 협상 걸림돌 제거 실제로 삼성전자의 태도 변화로 그동안 문제 해결을 가로막았던 주요 걸림돌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제거됐다.
삼성전자는 먼저 피해자와 유족이 2010년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업재해소송에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관여해오던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 4년여 동안 반올림과줄다리기를 해온 쟁점에서 양보한 것이다.
아울러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동일 선상에 놓고 협상을 진행한다는 입장도 정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피해자 개개인에 대한 보상을 우선적인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반올림은 공개 사과, 보상, 재발방지 대책을 함께 논의해야한다며 맞서왔다.
5개월 동안 협상을 중단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 반올림의 대표성 문제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대화 제의를 반올림이 받아들여 6년 만인 지난해 1월 처음 대화를시작한 양측은, 10개월여 동안 다섯 차례의 실무협의를 거쳐 12월 본협상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피해자 위임장 문제에 발목이 잡혀 본협상은 시작하자마자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협상의 법적 효력을 보장받으려면 피해자들이 반올림에 협상 권한을위임한다는 위임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반올림은 자신을 협상 주체로 인정하고 않고 협상 성격을 집단 협상이 아닌 피해자 개개인과의 개별 협상으로 규정지으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이 같은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정지작업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평가다.
◇ 보상 방식 등 본협상 진통 따를 듯 하지만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어 앞으로 협상 과정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올림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에 공개 사과, 보상, 재발방지 대책을 골자로 한 12가지 요구안을 이미 전달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14일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에는 총론적인 수준의 기본 입장만 담겼을 뿐 반올림의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표명은 없었다.
이날 재개되는 대화 자리에서도 삼성전자는 이인용 사장을 통해 총론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각론은 앞으로 최소 수개월간 진행될 본협상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불거질 세부 쟁점으로는 우선 보상 방식 문제가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제3의 중재기구'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보상안을 마련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반올림은 양측의 직접 교섭을 통해 보상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이미 이 문제로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상태다.
공개 사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공식 입장을 표명하면서 행한 사과로 반올림의 요구를 이미 수용했다는 입장이지만, 반올림은 본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조치 차원의 선(先)사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올림의 요구안에는 삼성전자가 안전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산재보상을 방해하고 피해가족에게 강압적으로 대응한 것 등을 적시하며 언론 매체를 통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밖에 반올림의 요구안에는 삼성전자의 현행 정책상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이는 내용도 상당 부분 들어 있다.
삼성전자의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과 방사선 정보를 공개하고, 안전보건에 대한 실질적 참여권을 보장할 수 있게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말라는 것 등이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 등에 걸린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가 28일 재개된다.
지난해 12월 1차 본협상이 중단되고서 5개월 만이다.
삼성전자[005930]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이 14일 사과와 함께 피해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꾸려지는 첫 대화자리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사장이 참석해 삼성 직업병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에 회사 입장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얼마 전까지 삼성그룹 전체의 홍보를 책임졌던 이 사장이 반올림과 직접 만나는것은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그동안 깊어진 양측 간의 골을 메우고 협상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필요한 신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진행될 본격적인 협상은 양측 실무협상팀이 주축이 되며 이 사장이 참석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7년을 끌어온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의 여성 노동자였던 황유미 씨가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반올림은 현재까지 제보받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가 180여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70여명이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 양보로 협상 걸림돌 제거 실제로 삼성전자의 태도 변화로 그동안 문제 해결을 가로막았던 주요 걸림돌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제거됐다.
삼성전자는 먼저 피해자와 유족이 2010년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업재해소송에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관여해오던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 4년여 동안 반올림과줄다리기를 해온 쟁점에서 양보한 것이다.
아울러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동일 선상에 놓고 협상을 진행한다는 입장도 정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피해자 개개인에 대한 보상을 우선적인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반올림은 공개 사과, 보상, 재발방지 대책을 함께 논의해야한다며 맞서왔다.
5개월 동안 협상을 중단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 반올림의 대표성 문제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대화 제의를 반올림이 받아들여 6년 만인 지난해 1월 처음 대화를시작한 양측은, 10개월여 동안 다섯 차례의 실무협의를 거쳐 12월 본협상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피해자 위임장 문제에 발목이 잡혀 본협상은 시작하자마자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협상의 법적 효력을 보장받으려면 피해자들이 반올림에 협상 권한을위임한다는 위임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반올림은 자신을 협상 주체로 인정하고 않고 협상 성격을 집단 협상이 아닌 피해자 개개인과의 개별 협상으로 규정지으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이 같은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정지작업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평가다.
◇ 보상 방식 등 본협상 진통 따를 듯 하지만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어 앞으로 협상 과정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올림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에 공개 사과, 보상, 재발방지 대책을 골자로 한 12가지 요구안을 이미 전달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14일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에는 총론적인 수준의 기본 입장만 담겼을 뿐 반올림의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표명은 없었다.
이날 재개되는 대화 자리에서도 삼성전자는 이인용 사장을 통해 총론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각론은 앞으로 최소 수개월간 진행될 본협상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불거질 세부 쟁점으로는 우선 보상 방식 문제가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제3의 중재기구'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보상안을 마련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반올림은 양측의 직접 교섭을 통해 보상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이미 이 문제로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상태다.
공개 사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공식 입장을 표명하면서 행한 사과로 반올림의 요구를 이미 수용했다는 입장이지만, 반올림은 본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조치 차원의 선(先)사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올림의 요구안에는 삼성전자가 안전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산재보상을 방해하고 피해가족에게 강압적으로 대응한 것 등을 적시하며 언론 매체를 통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밖에 반올림의 요구안에는 삼성전자의 현행 정책상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이는 내용도 상당 부분 들어 있다.
삼성전자의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과 방사선 정보를 공개하고, 안전보건에 대한 실질적 참여권을 보장할 수 있게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말라는 것 등이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