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돈 없고 노후도 불안"…장기 소비부진 6대 원인>

입력 2014-09-18 06:00  

전경련 보고서 "소비 활성화, 경제 선순환 회복이 관건"

좀체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경제활성화독려에도 체감 소비경기는 여전히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소비 등 내수기반이 장기간 위축되는 것은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물론 환율, 유가 등 대외적 충격에 대한 경제의 흡수여력을 약화시키고 고용창출도 제약할 우려가크다.

무엇보다 소비는 현재의 경기를 체감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실질소비 증가율이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8일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가처분소득, 비용, 소비심리 측면에서 소비부진 현상을 진단하며 6대 원인을 제시했다.

먼저 가계의 소비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것과 함께 세금, 사회보험, 이자 등 비(非) 소비성 지출도 급격히 늘어나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는 것이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2003년 58.2%에서 2013년 71.5%로증가해 작년말 현재 가계부채 총액은 1천21조4천억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가계의 비소비지출은 74.7% 늘어나 가계소득 증가율(58.2%)을 웃돌았다. 그 결과 가계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7.0%에서 2013년 18.9%로 높아진 상태다.

또 일자리의 양적 증가에도 청년 고용은 부진하고 은퇴 자영업자는 증가해 가계소득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소비부진의 또다른 원인이다.

2012년 임금근로일자리가 40만8천개 늘어나 외형상 고용 상황이 개선된 듯 보이지만 근속기간 1∼3년 미만의 단기 일자리가 36만개로 다수를 차지했다. 50대 일자리는 20만3천개 증가한 반면 20대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8만개 줄었다.

아울러 주택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임차인들의 주거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것은 서민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한 요인이다. 주택임차료지수(2010년 100 기준)는 2005년 92.5에서 2013년 111.2로 증가했다.

교육비·의료비 등 가계의 경직성 경비 지출도 늘어난다. 고령화가 진행되며 가계의 의료비 지출액이 지나치게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의료비 지출은연평균 5.3% 증가해 가처분소득 증가율(4.5%)보다 0.8% 포인트 높았다.

고령화 진행과 함께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심리가 퍼지며 지갑을 닫는 것은 소비부진의 심리적 요인에 해당한다. 노년층의 보수적 소비성향이 전체 가구의 소비에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청장년층의 소비성향도 하락하고 있다.

전경련은 "최근의 부진한 소비회복세는 과거와 달리 경기적 요인으로 보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소비부진의 구조적, 심리적 원인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경제체질을 바꾸는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위축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자증대→고용창출→소비증진→투자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회복을 제시하며 이를 위해 기업투자를 유인할 정책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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