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이제는 경영혁신…"제2의 도약 준비"

입력 2014-09-28 11:00  

취임 1주년 조석 사장 "조직·구매시스템도 개혁"

리더십을 교체하고 원전 비리 사태를 수습하는 데1년을 보낸 한국수력원자력이 새 경영모델을 도입해 조직을 개혁하기로 했다.

한수원 조석 사장은 취임 1주년인 26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적폐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통합경영관리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경영기획과 엔지니어링, 발전소 운영, 안전 등 분야별로 사내 최고전문가들을 뽑아 추진팀을 구성하고 새 경영모델 구축에 착수했다"고 소개했다.

한수원은 미국 원전운영사인 엑셀론과 프랑스전력공사 등 선진국 원전 회사의경영 모델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선진 원전 회사들은 한수원처럼 경영 업무가 최고경영자에 몰려 있지 않고, 조직별로 업무에 책임을 지고 있다. 동시에 조직간 협업 체계도 잘 갖춰져 있는데, 이런 장점들을 수용해 신경영기법을 마련하겠다는 게 한수원의 계획이다.

한수원은 직원들이 갖춰야 할 5대 핵심가치도 새로 정했다.

기술(Technology), 상호존중(Respect), 안전(Ultimate safety),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정도경영(Timeless integrity) 등 5가지로, 영문 머리글자를모으면 신뢰를 뜻하는 'TRUST'가 된다.

조 사장은 "지난 1년여간 한수원에는 대대적인 혁신 바람이 불었다"며 "이제 혁신 작업도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안정기'라고 표현한 것은 지난해 발생한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과 원전 가동 중단 사태를 대체로 수습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수원은 수치를 제시했다. 지난해 76%까지 떨어졌던 원전 이용률이 지난 8월현재 86%까지 회복했고 작년에 1천883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여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뒀다고 한수원은 강조했다.

조 사장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조직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을 우선시하는 조직 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수원은 올해 초 본사 인력의 22%인 300여명을 원전 사업소에 배치했고, 220여명을 추가로 현장 배치할 계획이다. 조 사장 본인도 올해 3월부터 매월 3차례 이상발전소를 찾았고 그 이동거리가 지구 4분의 1바퀴인 1만㎞에 달한다고 한수원은 소개했다.

지난 1년간 임원 및 처·실장급 간부 71명 중 38명(54%)을 교체하는 등 인사 혁신을 단행했고, 2직급(부장) 이상의 퇴직자는 협력사 재취업을 3년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원전 비리를 낳은 부품 구매 시스템도 개혁 대상이라고 조 사장은 언급했다, 그는 "구매 제도를 공개하고 수의계약 비율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사업소별로 구매를 시행하던 것을 본사에서 먼저 일괄 취합하도록 개선하고 구매점검항목도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신규 원전 건설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현재 운영 중인 23기의 원전 외에 7개의 원전을 더 지을 계획인데, 여기에는 국내총생산의 2%가 넘는 27조원이 투입돼 건설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앞으로 원전 해외 수출과 폐로 산업 등으로 더 많은 일자리와 경제적 효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속적인 혁신 노력으로 믿음직한 원전 운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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