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중심부에 있는 삼성…창조는 변방에서 나와"

입력 2014-10-01 11:23  

"중심부는 자기 권력을 지키기에 급급하고 더는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한다." 대표적인 진보성향 학자로 꼽히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일 서울 삼성전자[005930]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사람과 삶'을 주제로 강연했다.

신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이날 강연에서 "삼성은 자신이 중심부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변방에 충실해야 한다"며 '변방의 창조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삼성에 노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에둘러 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물리적 이유는 상층만 증축하고 강화했을 뿐 평형수를 비워냈기 때문인데, 사회라는 배에서 평형수는 노조와 하층민인 만큼 이걸 든든하게 채워줘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삼성에도 노조가 필요하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신 교수는 "(사장단이) 그렇게 들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신 교수는 "제왕권이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단명한다"며 "노조가 회사를 말아먹는다고 하지만, 노조의 집단이기성은 접근성이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에게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등 삼성의 여러 가지 문제점은 신자유주의 경제환경속에서 자기를 지켜내려고 어쩔 수 없이 만든 부분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신 교수는 삼성수요사장단 회의 강단에 서기까지 여러 차례 요청과 거절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삼성 사장단 앞에 선다면 비판적인 얘기를 해야할텐데그 수위를 조절하기가 참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 교수는 현재 성공회대 인문학습원에서 '최고경영자(CEO)와 함께하는 인문공부' 강연을 하고 있다. 수강생 가운데 삼성그룹 소속 임원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의요청으로 강단에 서게 됐다.

삼성은 수요사장단 회의에 보수진영의 소설가 복거일씨(2014년 9월), 재벌개혁논객으로 이름난 김상조 한성대 교수(2013년 7월) 등 넓은 스펙트럼의 강연자를 초빙해왔다. 다루는 주제도 비단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하다.

runr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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