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전기차 경주대회인 '포뮬러E'가 열린 2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의 신행정도시 푸트라자야.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30분 거리에 떨어진 도심의 서킷에서 오후 2시께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에 불이 켜지자 두 줄로 늘어선 경주용 차 20대가 일제히질주를 시작했다.
내연기관 없이 전기모터만 달리는 전기차인 만큼 귀를 찢는 듯한 엔진 굉음은없었지만, '슈웅∼'하는 모터음이 도심 휴일의 허공을 갈랐다. 섭씨 28도가 넘는 후텁지근한 더위 속에서도 서킷을 찾은 1천여 명의 관람객들 사이에 긴장감도 고조됐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최하는 포물러E는 각국에서 참가한 10개 팀, 20명의선수가 한 종류의 레이싱카를 사용해 승부를 가리는 대회다.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전기차가 미래차의 대안으로 떠오르자 이를 알리고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기획됐다. FIA가 주최한 포뮬러 원(F1)이 그동안소음과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것을 의식한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 9월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전 세계 10개 도시에서 차례로 열리며 각 대회 성적을 종합해 시즌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첫 대회인 만큼 올해 경주용 차는 '스파크 르노 SRT 01E 포뮬러 E카' 한 종류만사용된다. 달라라(섀시), 미쉐린(타이어), 맥라렌(파워트레인), 윌리엄스(배터리)가부품을 공급했고 르노와 스파크레이싱 테크놀로지가 총괄해 만든 차다.
탄소섬유 등을 적용해 차량 무게는 800㎏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그러나 최대파워 200㎾(킬로와트)로 최고 속도 시속 225㎞로 달릴 수 있고, 정지상태에서 시속100㎞까지 도달하는 데도 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시즌 두 번째 대회인 이날 경주에서도 전기차들은 빠른 속도로 급커브가 많은 2.56㎞의 서킷을 31바퀴나 돌아야 해 손에 땀을 쥐는 장면이 연출됐다. 성능이나 속도감은 F1보다 떨어졌지만,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 다툼이 계속되면서 긴장감이나박진감은 그에 못지않았다.
특히 곡선 구간을 돌다 차량끼리 서로 부딪히거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펜스에부딪혀 범퍼가 심하게 훼손되는 사고가 잇따라 보는 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범퍼가 심하게 훼손돼도 선수들은 별다른 부상이 없었다는점. 선수들은 곧바로 차를 차고로 옮겨 수리한 뒤 다시 경주에 참여했다.
속도와 함께 전기차 경주의 또 다른 재미는 '에너지 관리'다. 경주차에 장착된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은 28kWh(킬로와트아워)로 통상 서킷을 15∼16바퀴 정도 돌면방전돼 선수들은 그전에 차고로 돌아가 다른 차로 재빨리 갈아타야 한다.
이 때문에 선수마다 각각 2대의 차량이 제공되고, 차량의 남은 전기량은 각 팀의 모니터뿐만 아니라 경기를 생중계하는 방송 화면에도 휴대전화 배터리처럼 표시돼 관람의 색다른 재미를 준다.
F1과 달리 '팬심'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색다르다. 결승전이치러지기 전까지 인터넷으로 사전 인기투표를 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선수 3명에게경기 제한 출력을 150㎾에서 180㎾로 5초 동안 일시적으로 높일 기회를 준다.
이날 5위를 달리던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브루노 세나 선수도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막판에 출력을 높이며 다른 팀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커브 구간에서 펜스에 부딪혀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를 당해 완주하지 못했다. 세나 선수는 'F1의 전설'이자 브라질의 영웅인 아일톤 세나의 조카이기도 하다.
올해 참가팀의 면면도 눈에 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이자 환경운동가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전기차 회사인 '벤츄리(Venturi)'와 함께 만든 팀도 참가했다.
아시아에서는 전기차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국 정부가 만든 팀과 현재 인도 유일의 순수 전기차 '이투오(e2o)'를 생산하는 인도 마힌드라그룹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힌드라 그룹 회장 겸 대표인 아난드 마힌드라는 "이번 대회는 마힌드라의 뛰어난 전기차 기술을 선보일 좋은 기회"라며 "차세대 전기차 기술과 제품 개발에도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 그룹은 내년 시즌부터 자체 제작한 전기차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BMW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내년부터 자체 차량으로 출전하는 방안을 고려하는것으로 알려져 포뮬러E는 세계 각국의 전기차 기술을 뽐내는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커졌다.
한편, 이번 말레이시아 대회의 우승은 버진그룹의 샘 버드 선수가 차지했다.
fusionjc@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30분 거리에 떨어진 도심의 서킷에서 오후 2시께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에 불이 켜지자 두 줄로 늘어선 경주용 차 20대가 일제히질주를 시작했다.
내연기관 없이 전기모터만 달리는 전기차인 만큼 귀를 찢는 듯한 엔진 굉음은없었지만, '슈웅∼'하는 모터음이 도심 휴일의 허공을 갈랐다. 섭씨 28도가 넘는 후텁지근한 더위 속에서도 서킷을 찾은 1천여 명의 관람객들 사이에 긴장감도 고조됐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최하는 포물러E는 각국에서 참가한 10개 팀, 20명의선수가 한 종류의 레이싱카를 사용해 승부를 가리는 대회다.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전기차가 미래차의 대안으로 떠오르자 이를 알리고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기획됐다. FIA가 주최한 포뮬러 원(F1)이 그동안소음과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것을 의식한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 9월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전 세계 10개 도시에서 차례로 열리며 각 대회 성적을 종합해 시즌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첫 대회인 만큼 올해 경주용 차는 '스파크 르노 SRT 01E 포뮬러 E카' 한 종류만사용된다. 달라라(섀시), 미쉐린(타이어), 맥라렌(파워트레인), 윌리엄스(배터리)가부품을 공급했고 르노와 스파크레이싱 테크놀로지가 총괄해 만든 차다.
탄소섬유 등을 적용해 차량 무게는 800㎏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그러나 최대파워 200㎾(킬로와트)로 최고 속도 시속 225㎞로 달릴 수 있고, 정지상태에서 시속100㎞까지 도달하는 데도 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시즌 두 번째 대회인 이날 경주에서도 전기차들은 빠른 속도로 급커브가 많은 2.56㎞의 서킷을 31바퀴나 돌아야 해 손에 땀을 쥐는 장면이 연출됐다. 성능이나 속도감은 F1보다 떨어졌지만,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 다툼이 계속되면서 긴장감이나박진감은 그에 못지않았다.
특히 곡선 구간을 돌다 차량끼리 서로 부딪히거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펜스에부딪혀 범퍼가 심하게 훼손되는 사고가 잇따라 보는 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범퍼가 심하게 훼손돼도 선수들은 별다른 부상이 없었다는점. 선수들은 곧바로 차를 차고로 옮겨 수리한 뒤 다시 경주에 참여했다.
속도와 함께 전기차 경주의 또 다른 재미는 '에너지 관리'다. 경주차에 장착된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은 28kWh(킬로와트아워)로 통상 서킷을 15∼16바퀴 정도 돌면방전돼 선수들은 그전에 차고로 돌아가 다른 차로 재빨리 갈아타야 한다.
이 때문에 선수마다 각각 2대의 차량이 제공되고, 차량의 남은 전기량은 각 팀의 모니터뿐만 아니라 경기를 생중계하는 방송 화면에도 휴대전화 배터리처럼 표시돼 관람의 색다른 재미를 준다.
F1과 달리 '팬심'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색다르다. 결승전이치러지기 전까지 인터넷으로 사전 인기투표를 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선수 3명에게경기 제한 출력을 150㎾에서 180㎾로 5초 동안 일시적으로 높일 기회를 준다.
이날 5위를 달리던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브루노 세나 선수도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막판에 출력을 높이며 다른 팀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커브 구간에서 펜스에 부딪혀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를 당해 완주하지 못했다. 세나 선수는 'F1의 전설'이자 브라질의 영웅인 아일톤 세나의 조카이기도 하다.
올해 참가팀의 면면도 눈에 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이자 환경운동가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전기차 회사인 '벤츄리(Venturi)'와 함께 만든 팀도 참가했다.
아시아에서는 전기차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국 정부가 만든 팀과 현재 인도 유일의 순수 전기차 '이투오(e2o)'를 생산하는 인도 마힌드라그룹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힌드라 그룹 회장 겸 대표인 아난드 마힌드라는 "이번 대회는 마힌드라의 뛰어난 전기차 기술을 선보일 좋은 기회"라며 "차세대 전기차 기술과 제품 개발에도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 그룹은 내년 시즌부터 자체 제작한 전기차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BMW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내년부터 자체 차량으로 출전하는 방안을 고려하는것으로 알려져 포뮬러E는 세계 각국의 전기차 기술을 뽐내는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커졌다.
한편, 이번 말레이시아 대회의 우승은 버진그룹의 샘 버드 선수가 차지했다.
fusionjc@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