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3년> ③ 미국에선 여전히 정치 쟁점

입력 2015-03-12 11:30  

TPA 등 정치현안 때문에 계속 거론…무역 불균형도 불씨'시간 지나면 한미 FTA 체제 굳어질 것' 낙관 분위기도

발효 3년을 맞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미국 경제에 뿌리내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치적 다툼의재료로 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경제·외교 분석가들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한미 FTA가 언급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무역촉진권한(TPA)을 둘러싼 논쟁에서다.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서 권한을 위임받아 무역협상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수단인 TPA는 현재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TPA 부여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자신들의 논거 중 하나로 한미 FTA 체결 과정을들먹이고 있다.

2007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TPA를 사용해 한미 FTA에 서명했지만, 실제로의회에서 비준된 것은 2011년이었고, 그 과정에서 미국의 이익을 제대로 관철하지못했기 때문에 TPA는 불필요하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미국 정치권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야당이자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이 TPA 처리를 지지하는 반면,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TPA에 회의적이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표결을 강행할 만큼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고, 일부 공화당 의원이 지역구나 정치적 기반에서의 의견을 바탕으로 TPA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는 현상은 TPA를 둘러싼 정치 방정식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꾸준히 커진 점도 한미 FTA에 대한 비판적시각의 토대가 된다.

미국 상무부의 국제수지(BOP) 기준 국가별 무역현황을 보면, FTA 발효 전인 2011년 54억 달러(약 6조1천억 원)였던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2012년에 77억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201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93억 달러와 133억 달러로 더욱확대됐다.

로사 들로로(민주·코네티컷) 하원의원은 지난 1월 TPP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한미 FTA를 "과거의 실패한 무역협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국과의 FTA로 미국의 대한 무역 적자는 50%나 늘었고 일자리 6만 개가사라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루번 갤러고(민주·애리조나) 하원의원이나 대니얼 리핀스키(민주·일리노이)하원의원도 한미 FTA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주된 근거로 무역적자 증가를 들었다.

미국 재계는 전반적으로 한미 FTA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자동차나 농축산 등 일부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가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금까지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토머스 도너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수입관세를 완전히 철폐한 부분만 FTA의 혜택을 누린다"거나 "여전히 한국에는 규제 완화가 필요한 영역이 있다"고 말한 점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처럼 한미 FTA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지만, 분석가들은 미국의 대외 무역정책이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삼고 있고 미국의 무역에서 한미 FTA의 비중이 큰 만큼시간이 지나면 한미 FTA 체제가 굳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올해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3년 무역통계를 인용해"한미 FTA는 미국이 맺은 양자 간 FTA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 현재 미국이 참여하는 FTA 가운데 한미 FTA보다 규모가 큰 것은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뿐이었다.

분석가들은 무역수지 측면에서도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가 최근 몇 년간 늘었지만, 2004년보다는 아직 규모가 작고 한국에 대한 미국 수출액이 2011년 619억 달러에서 지난해 669억 달러로 꾸준히 증가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품·서비스 수지 외에 이전소득까지 고려하면 미국의 적자 폭이 많이줄어든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서 매튜 굿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이 "TPP나 한미 FTA 같은 무역협정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은 물론 잠재적 경쟁국에도 이 지역에 강하게 관여하려는 미국의 의지를보여준다"고 말한 점은 한미 FTA가 경제적 측면을 넘어서 한미동맹 전체에 기여하고있음을 시사한다.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대행은 9일 서울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주최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한미 FTA는 "두 나라 모두에 진정으로 '윈윈'이 되는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smil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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