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재무구조 개선에 '잰걸음'

입력 2015-03-24 06:11  

밥캣 프리IPO 추진·벨기에 공장 폐쇄·

전세계적 건설 경기 침체 속에 최근 몇 년 간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해온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인수한 미국 자회사 밥캣의 '프리IPO(상장 전 자금유치)'를 추진하는 한편 벨기에 굴착기 공장을 폐쇄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밥캣의 기업공개(IPO)에 앞서 추진하는유상증자를 통해 약 8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작년 말을 기준으로 자본금 3조2천883억원에 부채는 8조6천691억원을 안고 있어 부채비율이 263.6%에 달한다. 이 같은 부채비율은 전년(223.5%)에 비해 15.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신 대우중공업 시절이던 1990년 인수한 벨기에 굴착기 공장은 유럽의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 축소와 막대한 고정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작년9월 공장 폐쇄를 발표한 뒤 현재 300여명의 근로자 개개인을 상대로 퇴직금 등 개별보상안을 협의하는 등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한때 유럽지역 '톱5' 중장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그리며 유럽시장의 교두보로 삼던 이곳을 상반기 안으로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건설 시장이 2011년을 정점으로 고꾸라지자작년 초에는 2011년 완공된 중국 장쑤성 쑤저우의 굴착기 생산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이곳을 부품 물류 센터로 용도 전환하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한편 올해 들어 국내 사업장에서 희망퇴직을 단행해 약 200명을 퇴사시켰다.

이런 일련의 조치는 두산인프라코어가 2013년부터 추진 중인 '픽스&빌드(fix&build)' 전략의 일환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급성장을 틈타 몸집을 불려온 두산인프라코어는 2012년부터 이어져온 중국 건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또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2013년 5월 준공한브라질 굴착기 공장도 월드컵 이후 브라질 경기가 급랭하며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등 최근 투자해온 사업 곳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호황기 대비 시장이 절반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에서는 중국 현지업체가 급성장해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고, 중국 정부 역시 당분간 경기 부양보다는부패 척결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여 사업 전망이 언제 개선될지 모르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에 투자한 PE(사모투자전문회사)들은 경기 냉각 속에 DICC의 IPO가 무기한 연기되며 투자금 회수에 문제가 생기자계약 당시 맺은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어롱)을 행사해 제3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방안을 타진하고 있으나 현재 선뜻 경영권을 사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없는 것으로전해졌다.

브라질 공장의 경우에도 상황이 심각하다. 브라질 공장은 작년(3분기 기준)에설비능력(1천125대)의 고작 8.4%에 해당하는 95대의 생산 실적을 내는 데 그쳐 가동률이 형편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처럼 녹록지 않기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는 생존을 위해 정리할 부분은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이 나는 사업에 집중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금융위기로 인한 침체에서 벗어나 2010년 3분기 이후 지속 성장하며 어려운 살림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밥캣을 중심으로 결국 사업을 재편할 수밖에 다는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작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밥캣이 차지하는 비중은각각 48.6%, 71.1%에 달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주저앉으며 시장이 (호황기 때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덕분에 시장 상황에 비해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인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실제 2011년 8.0% 수준에서 2012년 4.4%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4.8%, 작년에는 5.9%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ykhyun1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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