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경제4단체 "가장 아픈 10대 규제 풀자"정종섭 장관 "부처협의 거쳐 즉시 해결 추진"
"언제까지 대피소에서 칼잠 자며 설악산 일출을지켜봐야 합니까?" 우리나라는 국토의 64%가 산지다. 면적 기준으론 세계적인 산악관광국 스위스의5배에 달한다.
천혜의 알프스 절경을 낀 스위스·프랑스에는 산 절벽에 절경호텔이 있고 산악열차가 다닌다.
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산지관광은 일반여행 수준으로 활성화하면 부가가치 90조원, 고용 18만명, 생산유발효과 239조원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우리 명산(名山)에는 절경호텔은 둘째치고 관광객이 즐길만한 숙박·휴양·편의시설이 전혀 없다. 짓고 싶어도 지을 수 없는 구조다.
10개 부처가 담당하는 20여개 법률이 '중첩 규제망'을 쳐놓았기 때문이다.
대관령 목장에다 숙박시설을 지으려면 초지법, 수도법, 자연환경보전법, 산지관리법, 산림보호법을 통과해야 한다. 일본의 유사한 목장관광지와 비교하면 관광객숫자가 11분의 1 수준이다.
지난 1989년 덕유산 무주리조트 케이블카 이후 우리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설치허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케이블카를 운행하기 위해 자연공원 삭도(索道)를 놓으려면 멸종위기종 산란처와 야생동물 특별보호구역을 피해가야 하고 기존 탐방로와 지나치게 겹쳐도 안 된다. 이런 류의 규제를 피하다 보면 케이블카를 아예 놓을 수 없다.
엉뚱한 규제도 사업자를 옥죈다. 밀양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는 왕복 의무화 이후 하루 이용객이 2천500명에서 1천200명으로 반 토막 났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주한외국상의 등 경제4단체와 행정자치부가 이런 규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12일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규제혁신 대토론회에서 경제단체가 느끼는 가장 아픈 10대 규제의 해결책을 모색했다.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 후속 조처를 찾아본 장이었다.
산지관광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선 복잡한 규제를 '원샷(one shot)'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이 제시됐다.
송원근 전경련 본부장은 "과다 규제로 산지관광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일괄 규제완화를 위해 산지관광특구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이에 환경부는 생태계 영향, 경관 훼손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산림청은 보존과 합리적 이용 간 균형을 잡고 덩어리 규제 일괄 해소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주한외국상의에선 '이것만 고치면 한국에서 외국기업도 할 만하다'는 규제가 지적됐다.
주한유럽상의 김보선 부사무총장은 "수입 화장품에 한글 라벨만 표시하면 품질·안전과 무관해도 화장품 제조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포장 표시만 했는데도 제조업 등록을 해야 하는 한국 고유의 '갈라파고스 규제'를 꼬집은 것이다.
한불상의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회장은 병행수입의 효과와 문제점을 지적했고,한독상의 바버라 촐만 사무총장은 리스자동차 이중과세를 언급하며 새 법률의 예측가능성이 부족해 외국기업의 투자의욕을 떨어트린다고 하소연했다.
중기중앙회는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인증을 개선하면 인증 포기 중소기업의 16.5%를 구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가 안건으로 제시한 입지규제 완화와 행태규제 개선도 논의됐다.
이경상 대한상의 본부장은 "법령에 근거없이 폐기물 처리업체 허가기준을 규정하거나 법령의 위임범위를 초과해 충전소 입지를 제한하는 규제는 폐지돼야 한다"고주장했다.
자율경쟁을 위한 전국규제지도 공개로 도시계획조례를 재정비한 결과 화천군의규제지도 순위는 126위에서 46위로 80계단 상승했다.
행자부는 토론회에서 논의된 14개 안건을 시도 순회 끝장토론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발굴한 10가지 핵심규제 중 해결 가능한 과제와 추가 논의가 필요한 과제는 부처 협의를 거쳐 즉시 해결하겠다. 우리 국민과기업이 건강한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언제까지 대피소에서 칼잠 자며 설악산 일출을지켜봐야 합니까?" 우리나라는 국토의 64%가 산지다. 면적 기준으론 세계적인 산악관광국 스위스의5배에 달한다.
천혜의 알프스 절경을 낀 스위스·프랑스에는 산 절벽에 절경호텔이 있고 산악열차가 다닌다.
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산지관광은 일반여행 수준으로 활성화하면 부가가치 90조원, 고용 18만명, 생산유발효과 239조원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우리 명산(名山)에는 절경호텔은 둘째치고 관광객이 즐길만한 숙박·휴양·편의시설이 전혀 없다. 짓고 싶어도 지을 수 없는 구조다.
10개 부처가 담당하는 20여개 법률이 '중첩 규제망'을 쳐놓았기 때문이다.
대관령 목장에다 숙박시설을 지으려면 초지법, 수도법, 자연환경보전법, 산지관리법, 산림보호법을 통과해야 한다. 일본의 유사한 목장관광지와 비교하면 관광객숫자가 11분의 1 수준이다.
지난 1989년 덕유산 무주리조트 케이블카 이후 우리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설치허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케이블카를 운행하기 위해 자연공원 삭도(索道)를 놓으려면 멸종위기종 산란처와 야생동물 특별보호구역을 피해가야 하고 기존 탐방로와 지나치게 겹쳐도 안 된다. 이런 류의 규제를 피하다 보면 케이블카를 아예 놓을 수 없다.
엉뚱한 규제도 사업자를 옥죈다. 밀양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는 왕복 의무화 이후 하루 이용객이 2천500명에서 1천200명으로 반 토막 났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주한외국상의 등 경제4단체와 행정자치부가 이런 규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12일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규제혁신 대토론회에서 경제단체가 느끼는 가장 아픈 10대 규제의 해결책을 모색했다.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 후속 조처를 찾아본 장이었다.
산지관광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선 복잡한 규제를 '원샷(one shot)'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이 제시됐다.
송원근 전경련 본부장은 "과다 규제로 산지관광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일괄 규제완화를 위해 산지관광특구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이에 환경부는 생태계 영향, 경관 훼손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산림청은 보존과 합리적 이용 간 균형을 잡고 덩어리 규제 일괄 해소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주한외국상의에선 '이것만 고치면 한국에서 외국기업도 할 만하다'는 규제가 지적됐다.
주한유럽상의 김보선 부사무총장은 "수입 화장품에 한글 라벨만 표시하면 품질·안전과 무관해도 화장품 제조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포장 표시만 했는데도 제조업 등록을 해야 하는 한국 고유의 '갈라파고스 규제'를 꼬집은 것이다.
한불상의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회장은 병행수입의 효과와 문제점을 지적했고,한독상의 바버라 촐만 사무총장은 리스자동차 이중과세를 언급하며 새 법률의 예측가능성이 부족해 외국기업의 투자의욕을 떨어트린다고 하소연했다.
중기중앙회는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인증을 개선하면 인증 포기 중소기업의 16.5%를 구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가 안건으로 제시한 입지규제 완화와 행태규제 개선도 논의됐다.
이경상 대한상의 본부장은 "법령에 근거없이 폐기물 처리업체 허가기준을 규정하거나 법령의 위임범위를 초과해 충전소 입지를 제한하는 규제는 폐지돼야 한다"고주장했다.
자율경쟁을 위한 전국규제지도 공개로 도시계획조례를 재정비한 결과 화천군의규제지도 순위는 126위에서 46위로 80계단 상승했다.
행자부는 토론회에서 논의된 14개 안건을 시도 순회 끝장토론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발굴한 10가지 핵심규제 중 해결 가능한 과제와 추가 논의가 필요한 과제는 부처 협의를 거쳐 즉시 해결하겠다. 우리 국민과기업이 건강한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