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수소차 글로벌 출고 2년간 273대 그쳐

입력 2015-06-15 06:35  

국내 충전소 11곳뿐…8천500만원 고가에 보조금 지원도 없어

현대자동차가 2년 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인 '투싼 ix 퓨얼셀'의 양산을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부족한 충전소와 비싼 가격때문에 글로벌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2013년부터 양산에 들어간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의 출고 대수는 지난달 말까지 총 273대에 그쳤다. 출시 첫 해인 2013년 76대, 2014년 128대였으며 올해 1∼5월은 69대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은 현대차의 애초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다. 현대차는 앞서 2015년까지 1천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출고 대수 가운데 상당수는 현대차가 수소차 시범사업 차원에서 국내외 지방자치단체나 기관 등에 대여한 것이어서 실제 판매량은 이보다 적다. 정확한 판매대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273대 가운데 국내에 있는 차는 29대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대부분 미국(116대)과 유럽(117대)으로 나갔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고 물만 배출하는 무공해 자동차다.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만든 전기로 모터를 돌려 운행한다.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업체 가운데 최초로 수소차 양산 체제를 구축했지만 턱없이 비싼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때문에 보급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충전소가 11곳밖에 없다. 서울에는 양재동 현대차 본사와 상암동등 2곳 뿐이며 지방에는 경기 용인·화성, 인천, 제주, 울산, 대구, 무안 등지에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카운티 등 일부지역에만 10곳가량의 충전소가 있다.

이 때문에 아직 일반인에 대한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입이 아닌 리스 방식으로만 투싼 수소차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70대의 리스가 이뤄졌다.

전기차의 2배 이상으로 높은 가격도 수소차 활성화의 큰 걸림돌이다.

현대차는 지난 2월 투싼 수소차의 국내 가격을 1억5천만원에서 8천500만원으로대폭 낮췄지만 여전히 일반 이용자가 부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이다.

수소차는 전기차와 같은 민간 보급사업도 없어 구입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가격 인하 이후에도 출고 대수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지자체들도 아직 수소차 보급에는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수소차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다"면서 "당장은 전기차가 더효율적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많아 수소차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차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열리지 않고 있는데 충전시설설치가 미진한 상태"라면서 "인프라가 확대되고 보조금도 늘어나면 판매가 늘어나지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고양에서 열린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에서 수소차의 가격을 현재보다 40∼50% 절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kimy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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