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전쟁 완승…최대주주 이재용시대 열었다(종합4보)

입력 2015-07-17 17:50  

<<이재용 부회장 부분에 대한 설명 추가>>찬성률 예상보다 높은 69.5%…엘리엇 주주제안 2건 모두 부결뉴 삼성물산 9월1일 출범…삼성그룹 실질적 지주사 위상이 부회장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그룹 대표로 전면 부상

삼성물산[000830]과 제일모직[028260]의합병안이 통과돼 통합 삼성물산이 탄생하게 됐다.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강화하게 됐다.

삼성은 지난 5월26일 양사 합병 발표 이후 53일 만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고 합병전쟁에서 완승을 거뒀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열어 제1호 의안인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찬성률 69.53%로 가결했다.

주총 의장인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이날 낮 12시47분께 "1억3천235만5천800주가 투표에 참여해 이중 총 9천202만3천660주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위임장을 제출하거나 현장 표결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의 참석률은 83.57%로 집계됐다. 전체 주식 총수(1억5천621만7천764주)에 대비한 합병 찬성률은 58.91%다.

이로써 엘리엇의 합병 저지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대표적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은 지난달 초 삼성물산 지분 매입 공시 이후 지속적으로 합병반대 의견을 표출하고 법원에 주총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소송을 포함해 삼성을 상대로 한 전면적 파상공세를 펼쳐왔다.

삼성물산은 이날 표결에서 특수관계인·계열사(13.92%), KCC(5.96%), 국민연금(11.21%), 국민연금 외 국내기관(11.05%) 대다수 등 42%대의 안정적 지지표 외에 소액주주와 외국인으로부터도 16%대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애초 박빙 승부를 내다봤던 시장 예측을 깨는 삼성의 '압승'으로 풀이된다.

확실한 반대표는 엘리엇(7.12%)과 메이슨캐피탈(2.18%)을 포함한 외국인 및 소액주주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 총 주식수 대비 반대표는 25.82%에 그쳤다.

앞서 제일모직도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032830]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삼성물산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어 엘리엇이 주주제안한 제2호 의안인 현물배당안은 부결됐다.

최 사장은 "이익을 배당할 때 보유주식 등 현물로 배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현물배당안은 찬성률이 45.93%에 그쳐 정관을 개정하는 데 필요한 주총 참석 지분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 동의에 미치지 못했다.

역시 엘리엇의 주주제안인 제3호 의안인 중간배당안도 45.82%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삼성물산 최치훈·김신 사장과 제일모직 윤주화·김봉영 사장은 CEO 공동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성원과 지지를 보내준 주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번 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됐다. 양사 사업적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가치를 높여 기대에 보답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엘리엇은 이날 주총 폐회직후 입장 자료를 통해 "수많은 독립주주들의 희망에도불구하고 합병안이 승인된 것으로 보여져 실망스러우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향후 합병 무효 청구소송을 내거나 통합 삼성물산의 주주로서 삼성을상대로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엇의 지분(7.12%)은 1대0.35 비율로 계산하면 통합법인에서는 2.03%로 줄어든다.

이로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1일자로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하게됐다.

법인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그룹 창업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한다.

합병회사는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51.2%의 지분을 보유한 그룹 신수종사업 바이오부문에서 2조원 이상의 시너지효과를목표로 한다.

합병 반대주주는 주총일로부터 20일내에 회사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1조5천억원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5만7천234원인데 삼성물산 주식이 이보다 높아 대규모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법인은 9월4일 기업결합신고와 합병등기를 완결하고 9월15일 합병신주를 상장한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De Facto Holding Company)로서위상을 갖춰 미래 신수종 사업을 주도하고 그룹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이번 합병 성사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던 삼성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질적 지주사인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올라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15일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데이어 지난달 23일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 삼성그룹을 대표해첫 육성 대국민사과를 했다.

두 재단의 이사장직은 이병철 창업주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맡아온 자리를 물려받아 역사성과 상징성을 승계했다. 대국민사과는 그룹의 대표로서 처음 공식석상에 나선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합병으로 실질적 지주회사 최대지분을 확보한 이 부회장으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이 상당부분 진척된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회장 승진을 제외하면 승계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분석도 나온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에서 16.5%의 지분을보유하게 된다.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를 통해 그룹의 핵심인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통합 법인에서 각각 5.5%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2.9%가 된다.

통합 삼성물산에서 대주주 특수관계인(오너일가) 지분율은 합계 30.4%에 달한다.

30% 아래로 줄이면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서 빠지지만 인위적으로 규제우회로를 택하지는 않았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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