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로봇강국 일본…"금융·세제지원 서둘러야"

입력 2015-07-20 11:00  

무역협회 "일본과의 전략적 제휴도 중요"

지난주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에 문을 연 '헨나호텔(이상한 호텔)'은 프런트 업무, 짐 나르기, 룸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로봇을 배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건비를 줄인 탓에 숙박비도 동급 호텔의 50% 이하로 저렴하다.

일본 네슬레는 작년 말 커피메이커 매장에 사람의 대화를 80%가량 이해하는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로봇 '페퍼'를 배치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내년에는 일본과 미국의 전투용 대형 로봇간 영화 같은 대결이 실제로 펼쳐질예정이다. 일본 산업용 로봇업계 선두인 스이도바시중공업이 최근 미국 로봇업체 메가보츠의 결투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가 20일 공개한 '일본의 로봇산업 동향과 육성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혼다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시모'가 첫선을 보인 2000년 이후 세계 로봇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의 산업용 로봇 보유 대수는 2013년 현재 30만4천대로 세계 1위이며, 북미(21만5천800대), 독일(16만7천500대), 한국(15만6천100대)이 뒤를 잇고 있다.

일본의 로봇 수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1.4% 늘어 전체 산업 수출증가율을 2배이상 웃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로봇산업 매출이 올해 1조6천억엔에서 2035년 9조7천억엔으로 6배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로봇산업의 이 같은 성장은 무엇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의결과다.

일본은 지난해 6월 발표한 새로운 성장전략에서 로봇혁명을 10대 과제로 정하고, '로봇혁명실현회의'를 총리 직속기구로 설치했다. 올 1월에는 로봇 신전략 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로봇 활용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완화하고, 로봇개발에 민관 투자를확대해 1천억엔 규모의 로봇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제산업성은 산업용 로봇 보급 확대를 위해 올해 로봇 관련 예산을 108억2천만엔으로 편성했다.

각종 세제 지원과 자금대출·시설대여를 통한 지원도 하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도 최근 로봇 보급을 확대하면서 로봇산업 대국으로 변신하고 있다.

중국은 산업용 로봇 보유 대수가 2013년 13만3천대에서 2017년 세계 최대인 42만7천90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선진국의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신흥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로봇산업 활성화가 대세가 되고 있다며 "로봇산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했다.

일본, 중국 등과 세계 로봇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금융·세제지원 제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봇 산업의 저변이 확대되도록 신용보증을 늘리고, 서비스업에 로봇 활용이 활성화되도록 투자세액공제 등 조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 로봇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 협력관계를맺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은영 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한국은 IT와 재난로봇에, 일본은 간병로봇 등에강점이 있어 상호협력할 경우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로봇시장에서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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