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최대난제 타결…흔들리는 제조업에 '훈풍' 부나

입력 2015-12-26 09:00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의 유례없는 실적악화로 악전고투하는 재계에 모처럼 훈훈한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대기업 노사 이슈의 최대 난제였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임단협이 잠정 타결됐다는 소식이 이번 주 전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이 바이오의약품 시장 글로벌 1위를 목표로 단일기준 세계 최대 규모 공장착공식을 한 장면도 주초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재용 부회장의 '바이오 삼성' 청사진이 궁금증을 더한다.

◇ 현대차·중공업 합의안 도출…재계 분규 마무리 수순 = 올해 주요 기업이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은 가운데 최대 난제였던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24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임금피크제는 간부사원을 우선 대상으로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주간 연속2교대제 형태인 8+8 근무형태 도입에도 합의했다. 기본급은 8만5천원 인상, 성과 격려금은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된 경영실적이 반영돼 성과급 300%+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변함없는 고객들의 관심과 성원에보답하기 위해 생산성 제고 및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사도 24일 임금 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2만3천원 인상), 격려금 100%+150만원, 자격수당 인상 등 임금체계 개선, 성과금 지급 기준 개선, 사내근로복지기금 20억원 출연, 특별휴가 1일 등이다. 격려금과 성과금 가운데 100%씩은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25일 첫 교섭을 가진 이후 총 43차례 교섭 끝에 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대외환경이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내년도 흑자달성을 이뤄내려면 연내에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르노삼성자동차도 지난 7월 말 완성차업체 최초로 무분규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한국GM 노사도 기본급 8만3천원 인상과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내용으로하는 올해 임금교섭 잠정 합의안을 지난 7월 말 가결했다. 쌍용차[003620]는 올해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통과돼 6년 연속 분규 없이 임협을 최종 마무리했다.

삼성중공업[010140] 노사는 지난 9월에 기본급 0.5% 인상하되 공정시간(리드타임) 10% 단축 추진 격려금으로 1인당 25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올해 임금 협상을타결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9월 말에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분쟁에 휩싸였던 한화테크윈[012450] 노사는 지난 15일 교섭을 타결했다.

◇ '바이오 삼성' 이재용의 승부수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1일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 본사에서 연산 18만ℓ로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제3공장 기공식을했다. 제3공장에는 8천500억원이 투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3만ℓ), 내년 1분기 가동 예정인제2공장(15만ℓ)을 합쳐 연간 36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춤으로써 경쟁 CMO업체인 론자(26만ℓ), 베링거인겔하임(24만ℓ)을 크게 뛰어 넘어 세계 1위 업체가 된다.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세계시장 규모가 1천790억달러(2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825억달러·97조원)의 2배가 넘는다.

202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세계시장에서 생산능력 1위, 매출 1위, 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바이오 삼성'의 목표다.

'바이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부수 중 하나라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이 부회장은 5년 전 삼성이 5대 신수종사업을 점찍을 때부터 바이오 사업을 눈여겨봤다. 이번 대규모 투자 실행에 앞서 면밀한 '사전정지 작업'도 벌여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3년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이 찾아왔을 때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2014년 11월에는 스위스 바젤에서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의 세베린 슈반 CEO와 미팅을 했다. 올해 9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인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지오바니 카프리오 CEO와 만났다.

바이오의약 부문은 삼성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028260]의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통합 삼성물산은 2020년 매출 60조원의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바이오 기업을 지향하고 있으며 바이오부문에서 1조8천억원대의 신규매출 창출을 목표로 두고있다.

◇ 삼성 사장단회의 올해 48회 '열공' =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협의회, 일명 사장단회의가 지난 23일 '내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를 주제로 한 정호승 시인의 강연으로 끝났다.

삼성 사장단회의는 직접적인 경영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지만 그룹 및 최고경영자(CEO)들의 관심을 상당 부분 반영한다는 점에서 삼성 내부는 물론 재계의 관심을받아왔다.

올해 48명이 강단에 섰다. 지난해와 비슷하게 삼성 내부 인사 보다는 외부 인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경영 및 사회 트렌드를 이해하는 시간이 많았다.

외부인사 중에서는 교수가 34명으로 가장 많았다. 주제는 광범위한 편이었지만과학·미래 관련 주제가 12개로 4분의 1을 차지했다.

생명과학과 인간의 미래(송기원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뇌과학과 인공지능의기회와 리스크(김대식 KAIST 교수), 로봇 - 인류의 행복과 동행하나(데니스 홍 UCLA교수), 휴머노이드 로봇과 미래(오준호 KAIST 교수) 등이다.

중국이나 중동, 남북 문제 등 국제정세와 현안을 다룬 주제가 11개로 급변하는글로벌 경영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시(정호승 시인), 만화(허영만 화백), 바둑(조훈현 기사) 등 인문학과 문화 예술 관련 주제도 꾸준히 선별해 진행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6월 삼성서울병원이 2차 유행의 진앙이 되자 강연이 끝난 뒤 사장단이 메르스와 관련한 의견을 나누고 내부 반성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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