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쇼크> 전문가 "기업 경쟁력 강화가 근본 해법"(종합)

입력 2016-02-01 15:14  

<<대한상의 관계자 멘트 추가.>>中둔화·저유가 장기화 속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 부문에 기대감원샷법·서비스법·노동개혁법 등 국회 법안처리 촉구

경제 전문가들은 1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1월 수출 동향에서 나타난 '수출 급감' 양상에 대해 저유가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대외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저유가와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이 이어지면 올 한해도 계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정부와 국회가 우리 기업의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조치들을 적극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지난해 수출이 전년대비 10% 줄어든 데이어 지난달에도 수출이 폭락한 것은 저유가와 중국 경제가 가장 결정타였다"며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저유가의 지속 등 복합적인 문제가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제를 위축시키고 한국 수출이안 되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저유가에 따라 우리 경제의 전통적인주력 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더 큰 심각성은 수출 감소의 주된 요인이 대외 악재인 까닭에 정부에서 조치를취한다고 해도 상황이 당장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 한국 경제가 대외 여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다만 "이런 충격에 어느 나라든지 다들 휘둘릴 수밖에 없었겠지만 우리가좀 더 잘했더라면 충격은 반감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정부는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하락폭이 적다'고 안심하는 것 같은데 이런 현상이 완전히 고착화되는 데 문제가 있다"며 "작년한 해 12개월 연속 수출이 마이너스였던 데다 지난 1월까지 13개월 연속 수출이 마이너스인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추가적인 대외 악재가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송원근 본부장은 "요즘 들어 엔저 문제는 해결됐었는데 일본이 다시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취하면서 엔저가 다시 문제가 될 것 같다. 그럼 앞으로 전망도 별로 안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일 팀장은 "지역별로 보면 중국, 미국을 가리지 않고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수출 강세가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이었는데 역시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향후 개선될 여지도 많지 않아 정부도 위기감을 갖고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올해 수출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대체로 예상했는데 그런 전망은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15년보다 좋고 국제유가가 30~40달러에서5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올해도전체적으로 연간 마이너스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중국의 소비재 수출 증가 흐름과 올해 세계 교역량증가 전망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종명 팀장은 "IMF(국제통화기금)가 발표한 세계 교역 증가율 전망을 보면 지난 몇년간 3%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2016년에는 4.1%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미국 경기는 비교적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희망적인 면도 있다"고말했다.

이 팀장은 "화장품, 유아용품, 식료품 등 소비재 중국 수출은 늘고 있다"며 "소비주도형 수출에도 다소나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우리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원근 본부장은 "중국의 소비재 시장이 앞으로 커질 테니까 그런 산업을 활성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데기업 경쟁력을 되돌아보고 이를 어떻게 향상시킬지 가장 초점을 맞춰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의 시장개척 노력과 지원, 마케팅이 계속돼야겠지만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없으면 정부의 지원 등이 필요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일 팀장도 "4대 구조개혁처럼 근본적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수출대금이나 환율 수출 보험을 늘리는 등 단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노동시장 구조개혁, 기업 체질개선에 정부가 방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수출이 어려운 상황을 맞기는 했지만우리나라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다만 중국시장의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한중 FTA를 활용한 업종별, 부문별 전략을 세우고 비관세장벽을 해소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회에 장기간 계류 중인 '원샷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나서비스산업발전법, 노동개혁을 비롯한 구조개혁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송원근 본부장은 "주력산업의 위기는 곧 공급과잉을 뜻하는데 원샷법은 그런 업종의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법"이라며 "관계도 없는 대기업 이야기를 꺼내서 법안처리를 안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규제완화, 노동개혁, 원샷법 등이 해결돼야 기업 경쟁력도좋아져서 세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우리 제품이 더 팔릴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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