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쩌나…재계 총수들 설연휴에도 경영 구상 몰입

입력 2016-02-03 06:13  

실적 악화에 비상…자택서 올해 목표·투자 점검

글로벌 경기 불황에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재계 총수들은 올해 설 연휴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대부분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와 신흥국 침체 등으로 국내 주요기업의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데다 새로운 먹을거리도 찾아야 하는 등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에 주로 자택에머물며 올해 경영 구상을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월 1일 양력 설을 쇠기 때문에 집안 모임 대신 시시각각 변모하는 경영 환경의 대처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 뿐만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는데다 저유가 지속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변수가 커지고 있어 올해 전 세계 목표813만대 달성을 이룰 수 있도록 점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81조원 투자를 밝힌 바 있어 올해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신성장 동력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기아차[000270] 멕시코공장과 현대차[005380] 중국 창저우공장 가동을 위한 준비 현황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총수인 이건희 회장은 장기 입원 중인 만큼 이번 설 명절도 병원에서 맞을 예정이다.

지난 2014년 5월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수술을 받은 이 회장은 이후 삼성서울병원 VIP실에서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이 회장의 아들이자 경영 계승자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이번 명절 기간 한남동 자택에서 추가 사업재편 등의 경영계획을 다듬는 한편 이 회장을 병문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설 연휴에 국내에서 그룹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SK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만큼 향후 타개책과 더불어 올해 투자 계획을 점검할 방침이다. 지난해 SK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투자를 밝혔다면 올해는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을 선정한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면담과 관련 세션에 참석한 바 있어 설 연휴 동안 이를 구체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총수인 구본무 회장은 신정을 쇠는 관계로 이번 설에는 별도 일정 없이한남동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전념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최근 열린 LG그룹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장기 저성장 시대를 대비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달라고 주문했다. 구회장은 연휴 기간 이런 목표를 달성할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변화와 혁신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사업, 특히 기업 간거래(B2B) 사업은 집중 육성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뜻을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설 연휴에 개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그룹 유동성 문제를조기에 마무리할 방안을 집중 모색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등의 실적 악화로 유동성 위기 소문까지 퍼져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MBK파트너스가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 부분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자금 해결에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이에따라 이 사업의 조기 매각과 더불어 다른 계열사에 대한 경영 내실화 방안도 모색할것으로 보인다.

최근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올해 투자와 고용계획을 확정한 김승연한화그룹 회장은 명절 기간 가회동 자택에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000880]는올해 65조7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3조4천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5천1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어렵다고 했지만 올해는 더욱 기업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졌다"면서 "최근 들어 국내외 변수들이 돌출하고 있어 재계 총수들이 설 연휴에도 올해 경영 목표를 다듬고 현안을 더욱 세밀하게 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것 같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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