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고심' 재계 총수들 설 연휴도 경영구상

입력 2016-02-06 09:00  

6일부터 시작된 닷새간의 설 연휴에 재계 총수들은대부분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몰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에 주로 자택에 머물며 올해 경영구상을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월 1일 양력설을 쇠기 때문에 집안 모임 대신 시시각각 변모하는 경영 환경의 대처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는데다 저유가 지속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변수가 커지고 있어 올해 전 세계 목표 813만대 달성을 이룰 수 있도록 점검할 방침이다.

삼성그룹의 총수인 이건희 회장은 장기 입원 중인 만큼 이번 설 명절도 병원에서 맞을 예정이다. 지난 2014년 5월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수술을 받은 이 회장은 이후 삼성서울병원 VIP실에서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의 아들이자 경영 계승자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이번 명절 기간 한남동 자택에서 추가 사업재편 등의 경영계획을 다듬는 한편 이 회장을 병문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설 연휴에 국내에서 그룹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글로벌경기 침체로 SK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만큼 향후 타개책과 더불어 올해 투자 계획을 점검할 방침이다. 지난해 SK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밝혔다면 올해는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을 선정한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할 방침이다.

LG그룹 총수인 구본무 회장은 신정을 쇠는 관계로 이번 설에는 별도 일정 없이한남동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전념할 계획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설 연휴에개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그룹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할 방안을 집중 모색할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명절 기간 가회동 자택에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어렵다고 했지만 올해는 더욱 기업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졌다"면서 "최근 들어 국내외 변수들이 돌출하고 있어 재계 총수들이 설 연휴에도 올해 경영 목표를 다듬고 현안을 더욱 세밀하게 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것 같다"고 말했다.

◇ 3기 경제팀·경제계 첫 회동…"고용·투자 적극 지원" = 지난 2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6단체장들이 모여 경제회복 의지를 다졌다.

이날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경제장관-경제단체장' 간담회에는 유 부총리를비롯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인호 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박병원 경영자총협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등이 자리했다. 3기 경제팀 출범 후 경제장관과 경제단체장 간의 첫 만남이다.

경제계에서는 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과 함께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노동개혁 추진 등을 요청했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일자리 창출은 일단 기업이 하는 것이고 정부는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 고용과 투자에 적극 나서주시길 부탁드리고 저희로서는 모든 수단을 통해 지원하겠다"며 "특히 규제개혁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현장에서 상공인들을 만나보면 '길이 좁고 턱이 높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사물인터넷(IoT), 신재생에너지, 드론 등 신사업에 진출하려해도 규제의 턱이 높아서 진입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출발점부터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도록 설계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달라"며 "새 경제팀과 경제계가 역대급 팀플레이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기업은 첨단산업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기업의 신산업이 활성화되도록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간담회 후 1층 로비에 마련된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천만 서명운동본부를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 '위기의 현대그룹' 추가 자구안 확정 = 지난 2013년 3조2천억원 규모의 선제적 자구안을 마련해 이행한 현대그룹이 현대상선[011200] 등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일 추가 자구안을 확정했다.

이번 자구안에 따라 현대그룹은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현대증권[003450] 등 금융3사에 대한 공개매각과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사재출연에 즉시 착수한다.

현대상선이 보유중인 현대증권 지분 담보대출과 현대아산 지분 매각으로 700여억원을 조달하고 현정은 회장이 별도로 3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현대상선에 1천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제공하기로 했다.

벌크전용선사업부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등 추가 자산매각도 진행된다. 벌크전용선사업부는 1천억원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은 5천억원대로 시장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공모·사모사채, 선박금융 등 비협약채권에 대한 채무조정도 신속히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비협약채권단 간의 채무조정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협약채권단의 채무조정에 최대한 협조할 계획인 것으로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이러한 고강도 유동성 확충 노력과 동시에 수익성 향상을 위한 체질개선 노력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상선 수익성 저하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용선료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noano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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