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자력기술로 건설한 4열연공장…"철강 경기 회복에 증산 고려"포스코[005490] 자동차 강판 연 870만t 생산…전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 꼴
용광로의 쇳물과 거리는 20여m 이상이었다. 하지만 얼굴에서 '훅~'하고 느껴지는 뜨거운 기운에 잠시 숨이 막혔다.
쇳물 온도는 1천500℃. 그다지 크지 않은 구멍(출선구)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공장 소음을 뚫고 들려온 목소리가있었다.
"24시간 끊임없이 쇳물을 천천히 뽑아내려면 특수 기술이 필요합니다. 많은 양을 한 번에 뽑으면 품질이나 온도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우영 포스코 광양제철소 1제선공장장의 설명이다.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제철소 1고로(용광로)를 책임진 수장답게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소결광(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일정한 크기의 덩어리 형태로 만든 것), 코크스(가루 형태의 석탄을 뭉쳐 덩어리 형태로 만든 것)가 시루떡처럼 번갈아가며 층층이쌓인 고로 아래 44개의 구멍(풍구)으로 1천200℃의 열풍이 쏟아져 들어갔다. 열풍에녹은 것들은 쇳물이 돼 하루 1만5천500t씩 출선구로 흘러나오게 된다.
특수 안경을 쓰고 쇳물을 살펴보니 물결의 흐름이 생생하게 눈에 들어왔다.
1고로는 2013년 108일간의 개수공사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갔다. 다시 태어난1고로의 내용적(內容積) 규모는 6천㎥.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중국 사강그룹의 1고로(5천800㎥)를 제쳤다.
쇳물 1t을 뽑을 때 필요한 석탄의 양은 310㎏/T-P로 비슷한 규모의 다른 나라고로 평균 332㎏/T-P보다 월등하다. 건식집진기를 도입해 고로에서 배출되는 고압가스를 재활용하는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우리나라 제철소 건립에 큰 영향을 미친 일본의 한 철강사가 7년 전 고로 조업관련 기술을 배워갈 정도로 포스코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다.
광양제철소는 1고로뿐만 아니라 전체 공장 부지 규모도 세계 최대다. 21.38㎢로여의도 7.4개를 합한 면적과 비슷하다. 지난해 총 조강 생산규모는 2천170만t으로포항제철소보다 550만t이나 많다.
인근에는 40여개사 3천여명이 근무하는 연관 산업단지, 초·중·고등학교와 쇼핑센터까지 갖춘 5천130여세대 규모의 직원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광양제철소에는 1고로를 포함해 총 5개의 고로가 자리 잡고 있다. 5개 고로에서는 하루 5만6천t의 쇳물이 생산된다.
이 같은 과정을 제선(製銑)이라고 한다. 이어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製鋼), 쇳물을 식혀 다양한 제품으로 만드는 압연(壓延)을 거치면 철강제품이 탄생한다.
뜨거운 상태에서 생산된 열연강판은 건축 제품이나 파이프용으로 팔려나간다.
열연강판을 상온에서 한 번 더 가공한 철판이 냉연강판이다. 열연강판보다 표면이 매끄럽고 가격도 비싼 냉연강판은 자동차 차체나 전자제품 등 내구 소비재에 주로 사용된다.
두꺼운 후판은 선박이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쓰이고 도금강판은 고급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외관 등에 사용된다.
광양제철소는 자동차용 첨단 강재 전문으로 유명하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쇳물의 40%가량이 자동차 강판용이다.
포스코 전체로는 지난해 870만t의 자동차 강판이 판매됐으며 이 물량의 거의 대부분은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고 있다. 870만t은 전세계 자동차 10대 가운데 1대 분량꼴이다.
포스코는 올해는 자동차강판 판매량을 900만t으로 늘리고 2018년부터는 1천만t시대를 열 계획이다.
인근 4열연공장에서는 마무리 압연을 거친 제품을 두루마리 휴지처럼 감는 권취작업이 한창이었다.
길이 450m짜리 철판이 거대한 기계 아래로 밀려나와 둘둘 말렸다. 순식간에 28t짜리 커다란 철강 제품이 완성됐다. 이 공장에서는 폭 70~195㎝, 두께 1.2~22㎜ 규모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팔레트 형태의 전용 첨단 컨베이어에 실려 이송된다. 이전에는 이송때 방향을 바꾸고 들어 올리면서 제품을 옮겨야 했기 때문에 훨씬 오래 걸렸고 결함이 생길 가능성도 있었다.
4열연공장은 2014년 10월 포스코가 100% 순수 자력 엔지니어링 기술로 건설한곳이다.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등 그룹사의 시너지를 총결집한 결과물이다.
이 공장은 연간 350만t의 고급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열연 제품은대부분 인도 등 포스코 해외 자동차강판 생산 공장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사로 공급된다.
지난해 중국산 공급 과잉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철강 업계는 올해 들어 조금씩 나아지는 분위기다. 중국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철강제품 가격도 오름세다.
김종성 4열연공장장은 "철강경기가 나아지는 분위기라 최근에는 증산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공장을 풀 가동해서 생산해야 할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수익성이 높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글로벌 철강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WP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제품,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경제성을 갖춘 제품 등을 말한다.
WP 제품의 판매 비중은 2014년 33.3%에서 지난해 38.4%로 늘었다. 올해는 이 비중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양산 가능한 WP 강종수는 1천678건이었다. 올해는 전년보다 20%가량 늘어난 2천여건을 양산할 방침이다.
WP의 대표 제품 역시 자동차 강판으로 트윕(TWIP), HPF(고온프레스성형)강 등을꼽을 수 있다.
트윕강은 포스코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최첨단 강재로 세계 철강사 가운데 포스코가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했다. 강도와 가공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해 '꿈의 강재'로평가받는다.
㎟당 100㎏의 하중을 견디면서 같은 강도의 강재보다 가공성은 5배나 높다. 충격 흡수가 뛰어나 자동차 앞뒤 부분의 범퍼빔 등에 적용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이탈리아 피아트사가 생산하는 차량의 범퍼로 공급된다.
HPF강은 열처리 때 가공성을 높인 제품이다. 통상 철강재의 강도가 1.5 GPa(㎟당 150㎏까지 하중을 견딘다는 뜻)보다 높아질 경우 가공이 어려워지는데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이 제품은 측면 충돌 또는 전복 사고 때 외부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해야하는 센터 필러(차의 기둥) 등에 적용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포스코가 세계 최고 강도 수준인 2GPa급 제품의 생산에 성공했으며 지난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처음 공개된 르노의 친환경 차량 이오랩에 사용됐다.
또 무방향성전기강판은 지난해 출시된 BMW의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 i8에 적용됐다.
이같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포스코기술연구원에서 460여명의 연구 인력이 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광양연구소에서는 150여명의 연구원이 자동차 강판 분야에 집중해서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안연상 연구원은 "트윕강, HPF강 등 주요 자동차 강판 제품은 모두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이라며 "이곳에서 생산된제품은 세계 15개 자동차 메이커 등 26개 부품사와 제조사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o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용광로의 쇳물과 거리는 20여m 이상이었다. 하지만 얼굴에서 '훅~'하고 느껴지는 뜨거운 기운에 잠시 숨이 막혔다.
쇳물 온도는 1천500℃. 그다지 크지 않은 구멍(출선구)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공장 소음을 뚫고 들려온 목소리가있었다.
"24시간 끊임없이 쇳물을 천천히 뽑아내려면 특수 기술이 필요합니다. 많은 양을 한 번에 뽑으면 품질이나 온도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우영 포스코 광양제철소 1제선공장장의 설명이다.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제철소 1고로(용광로)를 책임진 수장답게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소결광(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일정한 크기의 덩어리 형태로 만든 것), 코크스(가루 형태의 석탄을 뭉쳐 덩어리 형태로 만든 것)가 시루떡처럼 번갈아가며 층층이쌓인 고로 아래 44개의 구멍(풍구)으로 1천200℃의 열풍이 쏟아져 들어갔다. 열풍에녹은 것들은 쇳물이 돼 하루 1만5천500t씩 출선구로 흘러나오게 된다.
특수 안경을 쓰고 쇳물을 살펴보니 물결의 흐름이 생생하게 눈에 들어왔다.
1고로는 2013년 108일간의 개수공사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갔다. 다시 태어난1고로의 내용적(內容積) 규모는 6천㎥.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중국 사강그룹의 1고로(5천800㎥)를 제쳤다.
쇳물 1t을 뽑을 때 필요한 석탄의 양은 310㎏/T-P로 비슷한 규모의 다른 나라고로 평균 332㎏/T-P보다 월등하다. 건식집진기를 도입해 고로에서 배출되는 고압가스를 재활용하는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우리나라 제철소 건립에 큰 영향을 미친 일본의 한 철강사가 7년 전 고로 조업관련 기술을 배워갈 정도로 포스코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다.
광양제철소는 1고로뿐만 아니라 전체 공장 부지 규모도 세계 최대다. 21.38㎢로여의도 7.4개를 합한 면적과 비슷하다. 지난해 총 조강 생산규모는 2천170만t으로포항제철소보다 550만t이나 많다.
인근에는 40여개사 3천여명이 근무하는 연관 산업단지, 초·중·고등학교와 쇼핑센터까지 갖춘 5천130여세대 규모의 직원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광양제철소에는 1고로를 포함해 총 5개의 고로가 자리 잡고 있다. 5개 고로에서는 하루 5만6천t의 쇳물이 생산된다.
이 같은 과정을 제선(製銑)이라고 한다. 이어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製鋼), 쇳물을 식혀 다양한 제품으로 만드는 압연(壓延)을 거치면 철강제품이 탄생한다.
뜨거운 상태에서 생산된 열연강판은 건축 제품이나 파이프용으로 팔려나간다.
열연강판을 상온에서 한 번 더 가공한 철판이 냉연강판이다. 열연강판보다 표면이 매끄럽고 가격도 비싼 냉연강판은 자동차 차체나 전자제품 등 내구 소비재에 주로 사용된다.
두꺼운 후판은 선박이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쓰이고 도금강판은 고급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외관 등에 사용된다.
광양제철소는 자동차용 첨단 강재 전문으로 유명하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쇳물의 40%가량이 자동차 강판용이다.
포스코 전체로는 지난해 870만t의 자동차 강판이 판매됐으며 이 물량의 거의 대부분은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고 있다. 870만t은 전세계 자동차 10대 가운데 1대 분량꼴이다.
포스코는 올해는 자동차강판 판매량을 900만t으로 늘리고 2018년부터는 1천만t시대를 열 계획이다.
인근 4열연공장에서는 마무리 압연을 거친 제품을 두루마리 휴지처럼 감는 권취작업이 한창이었다.
길이 450m짜리 철판이 거대한 기계 아래로 밀려나와 둘둘 말렸다. 순식간에 28t짜리 커다란 철강 제품이 완성됐다. 이 공장에서는 폭 70~195㎝, 두께 1.2~22㎜ 규모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팔레트 형태의 전용 첨단 컨베이어에 실려 이송된다. 이전에는 이송때 방향을 바꾸고 들어 올리면서 제품을 옮겨야 했기 때문에 훨씬 오래 걸렸고 결함이 생길 가능성도 있었다.
4열연공장은 2014년 10월 포스코가 100% 순수 자력 엔지니어링 기술로 건설한곳이다.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등 그룹사의 시너지를 총결집한 결과물이다.
이 공장은 연간 350만t의 고급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열연 제품은대부분 인도 등 포스코 해외 자동차강판 생산 공장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사로 공급된다.
지난해 중국산 공급 과잉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철강 업계는 올해 들어 조금씩 나아지는 분위기다. 중국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철강제품 가격도 오름세다.
김종성 4열연공장장은 "철강경기가 나아지는 분위기라 최근에는 증산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공장을 풀 가동해서 생산해야 할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수익성이 높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글로벌 철강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WP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제품,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경제성을 갖춘 제품 등을 말한다.
WP 제품의 판매 비중은 2014년 33.3%에서 지난해 38.4%로 늘었다. 올해는 이 비중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양산 가능한 WP 강종수는 1천678건이었다. 올해는 전년보다 20%가량 늘어난 2천여건을 양산할 방침이다.
WP의 대표 제품 역시 자동차 강판으로 트윕(TWIP), HPF(고온프레스성형)강 등을꼽을 수 있다.
트윕강은 포스코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최첨단 강재로 세계 철강사 가운데 포스코가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했다. 강도와 가공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해 '꿈의 강재'로평가받는다.
㎟당 100㎏의 하중을 견디면서 같은 강도의 강재보다 가공성은 5배나 높다. 충격 흡수가 뛰어나 자동차 앞뒤 부분의 범퍼빔 등에 적용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이탈리아 피아트사가 생산하는 차량의 범퍼로 공급된다.
HPF강은 열처리 때 가공성을 높인 제품이다. 통상 철강재의 강도가 1.5 GPa(㎟당 150㎏까지 하중을 견딘다는 뜻)보다 높아질 경우 가공이 어려워지는데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이 제품은 측면 충돌 또는 전복 사고 때 외부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해야하는 센터 필러(차의 기둥) 등에 적용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포스코가 세계 최고 강도 수준인 2GPa급 제품의 생산에 성공했으며 지난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처음 공개된 르노의 친환경 차량 이오랩에 사용됐다.
또 무방향성전기강판은 지난해 출시된 BMW의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 i8에 적용됐다.
이같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포스코기술연구원에서 460여명의 연구 인력이 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광양연구소에서는 150여명의 연구원이 자동차 강판 분야에 집중해서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안연상 연구원은 "트윕강, HPF강 등 주요 자동차 강판 제품은 모두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이라며 "이곳에서 생산된제품은 세계 15개 자동차 메이커 등 26개 부품사와 제조사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o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