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합병·법정관리 기로에 선 양대 해운사

입력 2016-04-24 15:47  

현대상선 자구안 업계 '방향타' 작용 가능성 제기"경쟁력 확보 위해 글로벌 얼라이언스 재구축해야"

한진해운[117930]이 지난 22일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양대 선사가 모두 채권단 공동관리 아래 놓이게 됐다.

자율협약 외에 법정관리, 합병 등 여러 가능성을 포함한 해운업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업계에서 거론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해운업계에서는 시기적으로 먼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현대상선[011200]의 선례가 한진해운의 자구계획 추진에 방향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4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을 계열사로 거느린 현대그룹은 지난2013년 말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뒤 2년여 넘게 구조조정 작업에 매달려왔다.

◇ 자구안 강도와 진정성이 관건 = 현대그룹은 로지스틱스 등 계열사 매각과 LNG(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부문, 벌크전용선 사업부, 터미널 등 자산 매각을 완료했다. 3조원 자구계획 달성 이후 지난 2월부터 추가 자구안을 추진 중이다.

이후 현대증권[003450] 매각이 성사됐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재출연, 감자등이 실시됐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조정 협상과 사채권자 집회를 통한 채무조정에 사활을 건 상태다.

용선료 협상은 22개 선주들과 두 차례 세부 논의를 벌였다. 논의 결과 양측이상당한 진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원양선사들은 외환위기 당시 보유 선박을 팔고 외국 선사에서 배를 빌려써 왔는데 해운업 호황기에 용선 계약을 체결한 탓에 시세를 훨씬 웃도는 용선료 부담 때문에 적자에 허덕여 왔다.

한진그룹도 경영난에 봉착한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2013년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1조7천억원 규모의 전용선 부문을 매각하고 4천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는 등 자구노력을 이어왔다.

사업부문, 보유주식, 부동산, 해외 항만지분 등 팔 수 있는 모든 자산을 팔아야하는 상황에 두 선사 모두 봉착해 있다.

자구의 진정성 문제도 크게 작용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재출연, 비협약 채무조정, 용선료 조정 등 가능한 모든방안을 총동원해야 채권단의 자율협약 조건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채권 중 상대적으로 조정이 쉽지 않은 비협약 채권의 비중은 한진[002320]이 좀 더 높다. 현대상선은 4조8천억원 중 협약채권이 1조2천억원을 점하며 한진은5조6천억원 중 협약채권이 7천억원에 불과하다.

◇ 글로벌 얼라이언스 재편도 큰 변수 = 업계에서는 유동성 문제를 극복하더라도 국내 양대 선사가 근본적으로 선결해야 할 숙제로 경쟁력 약화를 꼽는다.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해운업 장기 침체 국면에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컨테이너 선복량이라는 규모를 기준으로 일종의 '치킨게임'을 벌인다는 것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에 매달리느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신규 발주할 여력이 없었다.

중국과 일부 유럽 선사들은 해운업계 세계 1, 2위인 머스크라인(덴마크), MSC(스위스)에 대항하기 위해 새로운 동명체를 결성 중이다. 선복량 세계 3위인 CMA CGM(프랑스)와 중국 코스코(Cosco), 대만 에버그린 등은 최근 새로운 오션 얼라이언스(Ocean Alliance) 구축을 공식 발표했다.

현재 현대상선은 G6, 한진해운은 CKYHE라는 동맹체에 각각 들어있다.

G6와 CKYHE는 2M, O3와 함께 원래 글로벌 4대 거대 얼라이언스 체제를 이뤘으나CKYHE에서 에버그린, G6에서 OOCL 등이 빠져나가면서 세력이 약화했다.

범 차이나권인 중국 및 대만계 선사들이 정기선 시장을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한진해운은 오는 9월까지 새 얼라이언스 구축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의 G6에 하팍로이드(독일), MOL(일본) 등이 남아있고 한진의 CKTHE에는양밍(대만), K라인(일본) 등이 남아있다. 하팍로이드, MOL은 현대상선보다 선복량규모에서 앞서는 선사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선사들이 글로벌 양강 체제에서 완전히 배제될 경우 에코십 경쟁력 등에서 크게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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