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과학자 아들의 헌사에 눈시울 붉힌 김선홍 전 기아회장

입력 2016-06-01 20:46  

호암상 수상한 김명식 교수…"가장 감사한 분, 아들로 태어나 자랑스럽다"

"가장 감사하고 싶은 사람 딱 한 분만 꼽겠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6회 호암상 시상식에서 과학상수상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 겸 고등과학원 석좌교수가 수상소감말미에 이같이 말했다.

헌사의 대상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기아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일명'기아차 사태' 당시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

불명예를 안고 현역에서 물러나야 했던 아버지에게 '성공한 과학자'가 된 아들이 약 20년의 세월을 건너 존경의 헌사를 바치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그는 수상소감이 끝나갈 즈음에 "감사할 분이 너무 많아서 다 거명하면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저녁식사를 못할 것 같다"며 "하지만 가장 감사하고 싶은 사람 딱한 분만 꼽겠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는 이어 "아버지, 감사합니다. 아버지 아들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의 앞모습보다 뒷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시상식장에 있던 김 전 회장은 눈시울을 붉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소형 트럭의 대명사가 된 '봉고' 신화를 썼던 기업인이다. 일본마쓰다의 봉고를 들여와 1t 트럭으로 출시해 성공을 거뒀고, 지금까지도 출시되는프라이드, 스포티지 등을 내놨다.

하지만 1997년 기아차 부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그의 사퇴 기사는 주요 신문의 1면에 실렸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2년을 복역한 뒤 2000년 6월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한때 평화자동차 고문을 맡기도 했지만 이후로 김 전 회장은 은둔의 생활을 해왔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이날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의 아들인 김명식 교수가호암상을 받는 자리에서 '가장 감사하고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복권'시킨셈이다.

김 교수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자 역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낸 한국인 과학자다. 양자광학 실험을 통해 양자 교환법칙을 입증하는 등양자 역학의 기초 이론과 양자컴퓨터 연구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차세대 핵심 연구사업으로 꼽은 2개 사업, 즉 양자 컴퓨팅과 나노신경망 모사기술 개발 가운데 양자컴퓨팅 연구책임자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병권 KIST 원장은 "양자 컴퓨팅과 나노신경망 모사기술은 우리나라의 미래 50년을 좌우할 혁신적인 분야"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날 시상식 뒤 경기도 용인의 삼성전자[005930] 인재개발원에서 마련된 뒤풀이 성격의 음악회에 참석해 식사했다. 하지만 아버지인 김 전 회장은 이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isyph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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