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활법 첫날부터 신청 쇄도…산업계 M&A 봇물 터지나

입력 2016-08-16 15:40  

대기업들 신사업 영역 관심…"당장 수면위로 떠오르진 않을 것"

이른바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이 16일부터 본격 시행되자, 한화케미칼[009830] 등 4개 기업이 첫날부터 승인심사를 신청했다.

산업계에서는 기활법이 한동안 주춤했던 주요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의욕을불러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005380], SK, LG[003550], 롯데, GS[078930], 한화[000880] 등 주요 대기업들은 기활법을 활용해 사업재편을 가속하거나 신성장사업부문 등을 인수합병할 여지가 있는지 내부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의 최근 조사에서는 국내 30대 그룹의 M&A가올들어 7월말까지 17건, 7조원 규모로 작년 한해(27건, 4조2천억원) 총액보다 많은것으로 집계됐다.

2013~2015년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대기업들의 M&A 바람이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로는 한국 기업들의 M&A 규모가 지난해 700억달러 수준으로중국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 M&A로 과잉공급을해소하고 업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사업재편에 다소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기활법의 적용 대상이 되려면 우선 공급과잉 업종에 해당해야 한다.

전체 300여개 업종 중에는 30%가량이 공급과잉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제조업중에는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활법 시행과 함께 그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간 삼성중공업[010140]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재합병 추진, 삼성전자[005930]와 삼성SDS 합병설 등이 다시 힘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기활법 활용 가능성을 일축한다.

구조조정에 돌입한 삼성중공업은 현재 증자와 자구안 이행이 당면과제여서 재합병 추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SDS도 물류사업 분할방안이 거론된 이후로는 삼성전자와의 합병 가능성은희박한 것으로 간주된다. 삼성SDS는 물류사업도 삼성물산[028260]과 합병할 계획이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가 피아트 자동차부품 사업부문인 마그네티마렐리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해외 M&A 추진 사안이라 기활법과의 연관성은 적어 보인다.

다른 대기업에서도 전기차·태양광 등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기활법을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은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사업재편이나 M&A 움직임이 포착되지는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활법이 세제·금융지원 면에서 분명히 메리트가 있긴 하지만 승인 심사를 받아야 하는 사안인 데다 M&A의 속성상 그동안 물밑에서 추진해오던 사업이 당장 외부에 노출되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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