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해상시추 용선료로 5천700억원 썼다

입력 2016-08-21 06:10  

석유공사 시추선 한 척뿐이라 외국 의존 높아김정훈 의원 "시추선 추가 확보해야"

한국석유공사가 2000년 이후 해상시추작업을 하면서 외국에 지불한 용선료가 5천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용선료 규모가 큰 것은 석유공사가 보유한 시추선이 단 한 척뿐이라 작업 대부분을 해외 시추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1일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실이 석유공사로부터 받은 '석유공사 해상시추작업내역'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2000년 이후 벌인 해상시추작업 95건 가운데 해외전문시추선사로부터 시추선을 빌려서 작업한 건이 90건이나 됐다.

석유공사가 여기에 지불한 용선료는 5억1천290만달러(약 5천730억원)나 됐다.

시추선 관련 비용은 전체 시추비의 5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의원은 "석유공사는 시추선이 두성호 한 척밖에 없어서 천문학적인 금액의 용선료를 지불하면서 해상시추작업을 해야 한다"며 "그나마 두성호는 설계수명 30년을 2년이나 넘긴 노후한 시추선"이라고 밝혔다.

두성호에 탑재된 주요 시추장비는 총 1천145종이다. 이 가운데 94%가 1984년 도입 당시 설치된 것들이다.

이 때문에 석유공사는 두성호를 보수하고 관리하는데도 큰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6~2015년 10년간 총 416억원이 들어갔다.

그나마 두성호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마저 제한적이라 시추작업에 폭넓게 투입되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2000년 이후 실적이 5건에 불과하다.

김정훈 의원은 "두성호의 최대 작업 수심은 1천500피트(457.2m)로 이보다 깊은지역은 시추할 수 없다"며 "400피트(121.9m) 이하 지역은 두성호 대신 저사양시추선(잭-업)을 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베트남 3개 광구와 아프리카 베냉 지역 등은 수심이 낮아 잭-업을 사용했으며,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의 경우는 내륙 호수에 자리잡고 있어시추선 이동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영국이나 미주 등의 경우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두성호를 활용하기 어려웠다"며 "두성호는 이동거리가 짧고 용선료가 높은 국내, 동남아, 극동 지역 시추작업에 주로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한계 때문에 석유공사는 앞으로도 해외 시추선을 빌려서 관련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2017~2019년 총 4공의 시추를 계획하고 있으며 필요한 용선료는 5천890만달러(약 658억원)다.

김정훈 의원은 "석유공사가 시추선을 빌려서 작업을 지속한다면 해외전문시추선사의 배만 불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석유개발 사업지원을 위한 심해시추선 추가 확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몇 년 전 3천피트급 반잠수식 시추선을 도입할 경우 약 5억5천만달러(약 6천143억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현재 세계에는 914척의 시추선이 운영되고 있으며 국영석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시추선은 172척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김정훈 의원은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안정적 해외원자재 확보는 경제발전은 물론 안보적인 측면에서 필요하다"며 "시추선 건조 시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산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o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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