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텔레비전을 치우고 책장과 책을 놓아두자.
상상력과 어휘력이 풍부한 아이일수록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습관화 해온 경우가 많다. 어려운 토론에서 막힘없이 이야기하는 아이의 생활에도 책은 늘 가까이에 있다. 바른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부모의 마음이 거실을 시청각실이 아닌 도서관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습관처럼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누가 보든 안 보든 거실 텔레비전은 하루 종일 혼자 수다를 떤다. 아이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듯해 변화를 주고 싶으면서도 막상 텔레비전 없는 거실은 상상하기 힘들다. 거실을 도서관처럼 꾸미는 인테리어는 그동안 형식적으로 갖춰왔던 틀에 박힌 거실 모습에서 탈피해 건전한 생활 습관과 활기 넘치는 가족의 화합을 이끌어낸다.
독서논술지도사 김은정 씨는 “거실을 도서관으로 꾸미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가까이 있는 책을 보게 되고, 부모들이 함께 책을 읽기 때문에 아이들이 한층 더 안정된 분위기에서 책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고 설명한다. 부모는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아이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하면 아이는 당연히 거부감을 느낀다.
그는 “아이가 거실을 어지럽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바닥에 책을 마음껏 펼쳐놓고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조금 자라면 책 쌓기 놀이, 책 되풀이 읽기로 창의력과 기억력을 증진시켜주세요.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나이라면 책을 읽고 줄거리나 느낌을 말하게 하면 가족과의 대화도 한층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고 조언했다.
내 아이를 위한 미니 도서관, ‘독서를 놀이처럼 친숙하게!’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정진희(35세)씨는 걷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텔레비전을 켜는 아들 채형(22개월)이를 보고 하루빨리 다른 장난감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텔레비전 시청을 좋아하는 남편의 동의를 얻느라 애를 먹었지만 조금씩 바꿔나가다 보니 어느덧 독서와 놀이를 함께할 수 있는 그럴듯한 미니 도서관이 완성됐다.
텔레비전이 있던 자리에는 유럽풍 통나무 자석 앤티크 칠판을 걸어 자유롭게 낙서 놀이를 하고, 양 모퉁이엔 색색의 그림책이 가득 꽂힌 책장과 책걸상 또는 직접 만든 장난감을 두어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놀이처럼 친숙하게 책을 읽는다.
“도서관에 가고 싶어도 아이가 어려서 밖에 나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편해요. 처음엔 아이가 거실에 있는 책장을 낯설어했지만 지금은 하루에 30~100권씩 수시로 책을 넘겨봅니다. 아이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놀아주는 시간도 저절로 늘어났어요.”
서정적인 분위기, 감성 자극
어린이 도서관 같은 느낌이 정신없어 보이거나 부담스럽다면 아늑하게 책을 읽고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서정적인 분위기의 거실 서재도 괜찮다. 책을 취미가 아닌 습관처럼 읽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키가 작은 아이의 책과 장난감은 아래 칸에, 키가 큰 어른들의 책은 위 칸에 꽂아 가족 모두가 손쉽게 책을 꺼내 볼 수 있게 했다. 아이가 자라는 키만큼 아이의 책들로 채워지는 책장을 보면서 가족들은 흐뭇함을 느낀다. (기사제공: 앙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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