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정, 이제 ‘철도’ 아닌 ‘지하철’

입력 2014-05-15 00:45  

누구나 중, 고등학교 시절 치아교정기를 단 친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철도 깔았다”라고 놀림 받곤 했다.

치아에 ‘철도’를 깔면 이물감 때문에 말할 때 발음도 어눌하고 침도 많이 튄다. 웃을 때마다 훤히 드러나는 교정기 때문에 보기에도 흉하다.

TV에서 어눌한 이미지를 치아교정기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양봉순’이다. 고등학교 때 ‘못난이’ 양봉순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치아교정기를 착용하고 나왔다.

해외에서도 ‘치아교정기’는 어눌한 인상의 대명사인 모양이다. 올리브TV에서 방영하는 미국 드라마 ‘어글리 베티’의 주인공 베티도, 사랑스럽지만 제목 그대로 못생긴 이미지를 치아교정기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선입견과 이물감 때문에 치아가 고르지 못한 사람들은 오늘도 고민 중이다.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할까?’, ‘나중을 위해 꾹 참고 치아교정을 받을까?’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아무도 ‘철도’를 깔진 않는다. ‘철도’로 불리는 ‘스테인리스 스틸 교정’보다는 치아색과 비슷한 세라믹 일부 사용해 금속부분이 적은 ‘세라믹 교정’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딱딱한 음식을 잘못 깨물면 세라믹이 부서질 염려도 있다.

치아교정기를 노출하기 싫어하는 사회적인 요구 때문에 ‘설측 교정’도 개발되었다. 외부에 전혀 노출되지 않고 치아 안쪽에 교정기를 장착한다. ‘설측 교정’ 또한 초기에 이물감에 따른 발음장애가 생기는데 이는 환자 본인의 연습에 따라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최신의 치아교정술로는 ‘투명 교정(Invisalign)’이 있다. 환자의 치아를 분석, 진단한 후에 치아와 잇몸의 본을 체득하여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장치를 제작하여 교정하는 방법이다. 기존과는 달리 치아에 직접 부착하지 않고, 장치가 거의 눈에 띄지 않으며 이물감을 적게 느끼는 장점이 있다. 구강위생에 유리하며 치아미백과 동시에 진행 가능해 인기가 높다.

치아교정을 한다고 해서 꼭 ‘못난이’가 될 필요는 없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아교정술을 선택해 자신 있는 미소를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한경닷컴 bnt뉴스 김민규 기자 minkyu@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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