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률의 에베레스트 다이어리 14] 에베레스트를 지켜라!

입력 2014-09-26 10:08   수정 2014-09-26 10:07


1921년 영국정찰대가 인도 다아질링에서 티벳 방향으로 올라 정상방향으로 등정하며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한 발자국씩 내디딘 이래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가 에베레스트에 처음 등정 할 때까지 유럽 제국들은 제3의 극지정복을 위해 당시로서는 막대한 물량과 첨단의 장비를 동원했다.

에베레스트 등정을 위하여 원정대가 출발하는 ‘지리’에서부터 수 백 마리의 야크와 수 백 명의 포터 그리고 수 십 톤 분량의 식량과 장비가 운반되었다. 당시 거의 모든 원정대의 모습은 이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에베레스트 지역에는 수많은 산소통과 통조림 그리고 쓰레기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는 연평균 20~30개의 국제 등반대 대원 300명 정도가 등정을 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등정시즌에 베이스캠프에 집결한 원정대는 수 천 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2003년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에는 300팀이 몰렸으니 각 팀의 원정대와 고용된 가이드, 셀파 일반 트레커 등을 포함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벗어난 것이었다.

더 큰 문제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이상의 고지에서 쓰레기가 썩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정대들이 베이스캠프를 철수할 때는 쓰레기들을 셀파들에게 맡기는데 원정대가 출발하면 셀파들은 대부분 쓰레기들을 빙하 속에 묻고 철수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묻혀진 쓰레기들은 몇 년 후에 다시 지상으로 튀어 나오기도 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베이스캠프에서, 캠프4와 캠프3에서 또 그 이상의 캠프에서 먹고 마시고 배출하는 쓰레기는 눈 속에 파묻혀 언제 버려질 지도 모른다.

2001년부터 3년간 일본의 산악인 노구치 겐이 벌인 '에베레스트 청소원정대'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에베레스트에서 엄청난 쓰레기를 수거했다.

노구치 겐은 ‘세계 7대륙 최고봉 최연소 등정’으로 유명한 산악인. 1989년 16세 때 유럽 몽블랑(4808m) 등정을 시작으로 차례차례 각 대륙의 최고봉들을 정복했고 1999년 마지막으로 에베레스트산에 올랐다. 당시 나이 26세.

“신성한 ‘대지의 여신’(‘초모랑마’·티베트어로 에베레스트산)이 더럽혀져 있는 모습과 그것이 주로 한중일 아시아 3국 원정대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노구치 겐의 외침이다.

그의 청소원정대는 영국 BBC 방송의 전파를 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청소원정대는 한국, 일본을 비롯한 5개국의 산악인들로 구성되었다. 노구치 겐을 필두로 한국의 산악인 이상배씨와 중국, 네팔, 그루지야 공화국 등 주로 아시아권 산악인과 셀파 등 44명이 그들이다.

청소원정대는 2001년 3월 하순부터 5월말까지 에베레스트 등산루트를 따라 해발 8,300미터까지 올라가 쓰레기 1.6톤을 수거했다.

이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산소통, 자일, 텐트 등 등산용구와 깡통, 배설물 등 일반생활쓰레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중에는 김치, 팥빙수용 캔, 황도 깡통, 참치캔 등 ‘한국산’ 쓰레기도 많이 나왔다.

최근에는 14좌 완등 산악인인 한왕용 씨가 지속적으로 에베레스트 청소원정을 다니면서 환경을 보호하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크게 제고 시킨 바 있다. 노구치 겐보다는 뒤늦게 시작했지만 2003년부터 최근까지 연속성을 갖고 꾸준히 활동해 온 그의 행동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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