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가 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이유 ①

입력 2014-06-10 12:27  

런웨이, 캣워크, 패션쇼...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모두 디자이너가 대중에게 자신의 옷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무대를 칭하는 말이다. 이런 쇼들을 일정한 기간 내에 모아서 축제처럼 하는 것이 바로 '컬렉션 (collection)' 혹은 '패션위크(fashion week)'라고 한다.

패션쇼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졌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컬렉션을 개최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질이 없다느니, 브랜드가 없어진다느니, 은퇴를 한다느니 등의 각종 루머에 시달리며 디자이너의 가치는 급속도로 떨어진다.

도저히 눈 뜨고는  못 볼 정도로 엉망일지라도 쇼를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 멋진 패션 화보와 매장의 옷을 통해 디자이너의 감각을 엿볼 수 있지만 패션쇼만큼 오감을 총동원해서 직접적으로 공감할 순 없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패션쇼 장에 들어선 순간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는 6개월 동안 디자이너의 고뇌와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세기의 대결 펼친 패션 컬럼니스트 vs 패션 디자이너

패션쇼에 얽힌 별별 일화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2008 S/S 시즌 뉴욕 패션위크 마크 제이콥스 쇼처럼 이슈가 된 적은 없을 것이다.

워낙 대중적인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마크 제이콥스 쇼는 왠만해선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 어렵게 들어간 쇼는 2시간이 지나도 시작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점점 짜증이 극한으로 치달을 즈음 막상 시작된 그의 쇼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몇일 후 패션계의 대모라 불리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의 패션 컬럼니스트 수지 멘키스의 쇼 리뷰는 그야말로 비난 일색이었다. “마크 제이콥스를 죽이고 픈 마음이었어요. 그의 쇼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던 것.

우리나라에선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일이었다. 이에 가만있을 천하의 마크가 아니었다. 파트너이자 사장인 로버트 더피와 함께 <WWD>9월13일자에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실었다.

“수지 멘키스 당신은 유대인 명절을 지키고 싶어서 패션위크 기간을 움직이지 않았나요? 쇼 시작이 2시간이 늦었다고 말하기엔 당신은 자격이 없는 거 같네요”라며 반격에 나섰다.

사실 뉴욕패션위크 일정이 앞당겨진 것이 수지 멘키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돌던 터였다. (그녀는 패션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 뒤 4일 후 WWD를 통해 “죽여버리고 싶다<WWD>는 말<WWD><WWD>은 영국식 농담이었는데... 그리고 유대인 명절에 대해 언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답니다”며 한발 짝 물러섰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그 다음 일정인 파리 컬렉션의 루이 비통(크리에이티브 디레터가 마크 제이콥스다) 쇼에 수지 멘키스가 참석하느냐 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수십 년 동안 프론트 로(패션쇼의 맨 앞자리)를 차지한 그녀는 결국 루이 비통 쇼에 나타났고 마크는 피날레에서 객석에 앉은 수지 멘키스를 향해 ‘메롱’을 날리는 돌출행동을 하고 말았다!

그것도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작렬하게 곁들어서 말이다. 지금에야 표면적으로는 화해를 했다지만 이는 다시 없을 패션피플의 정면승부였다. (자료제공: 아이스타일 24 )

>>2편에 계속

한경닷컴 bnt뉴스 패션팀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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