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시 힐' 없으면 눈물난다?!

입력 2014-06-13 05:51   수정 2014-06-13 05:50

뾰족하고 아찔한 송곳 같다는 의미의 스틸레토 힐은 섹시함의 대명사이자 성공한 커리어 우먼의 트로피였다.

하지만 마치 우아한 백조의 헤엄 속에 살기 위한 몸부림의 물갈퀴질이 있는 것처럼 그 섹시 스틸레토의 도도한 보행이 장시간 지속되는 것은 굉장한 무리가 뒤따랐기에 슈즈 디자이너들은 묘수를 생각해 냈다.

사실 플랫폼 힐의 창시자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플랫폼 힐을 만들어 낸 것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당시의 물자 부족에서 유래한다.

슈즈의 허리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을 받쳐주는 쇠의 품질이 나빠 당시 전쟁으로 품질 좋은 쇠는 모두 착출당했다. 구두가 자꾸 고장 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신발 수선에 지친 페라가모는 코르크로 굽의 앞과 뒤 사이에 뚫려있는 중간을 막기로 한다. 그러면 굽이 부러질 일이 없을 것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플랫폼 슈즈가 된다.

플랫폼 힐 혹은 가보시 힐이라고 불리는 이 굽은 뒤 굽 말고도 앞에도 굽이 붙어 있는 힐을 말한다. 사실 플랫폼 힐이 전체적으로 굽이 일정하게 붙어있는 스타일에 더 많이 붙이는 호칭이라면 가보시힐은 전형적으로 앞굽 뒤 굽이 나눠진 형태에 붙이는 말로 통용되어진다.

가보시 힐은 둔해보이지 않게 굽이 분리되어있어 스틸레토만큼 섹시하고 그보다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스키니 진과도 굉장한 매치를 보여준다. 프린트가 되어 있는 티셔츠에 발목까지 딱 달라붙는 스키니 진을 입고 악어가죽 느낌이 드는 가보시 힐의 매치는 마치 영국의 그런지한 록밴드의 멤버처럼 느껴지곤 했으니까.

요즘 유행하는 가보시 힐의 종류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앞굽을 속으로 숨겨 겉가죽으로 감싸서 앞굽이 붙어있는지 모르도록 숨긴 유형과 전형적인 가보시 힐로 앞굽을 보란 듯이 보여주는 두 가지 스타일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패션은 취향이고 얼마나 많은 대중들이 그 취향에 동감 혹은 설득 당했는가에 따라 유행이 결정되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 슈즈메이커들은 가보시 굽에 빠져있고 마음에 든 사람만이 그 굽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여전히 스틸레토가 좋다면 그걸 신자. 하지만 트렌디한 느낌은 별로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몇 시즌부터 유행행보를 걷고 있는 가보시 힐. 이번 해에는 플랫슈즈를 제치고 대유행할 전망이다. 그러니 없으면 눈물날 수 밖에. (자료제공: 아이스타일24 )

한경닷컴 bnt뉴스 이지현 기자 jihyu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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