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선수가 몬주익 언덕에 오른 사연은?

입력 2014-08-19 04:48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를 기억하는가?

한국 마라톤에서 황영조를 빼면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우리에게 뜨거운 감동과 값진 금메달을 선사했다.

황영조는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마라토너다. 당시 일본의 모리시타를 '죽음의 언덕'으로 불리는 몬주익 언덕에서 극적으로 따돌리고 2시간13분22초의 기록을 세웠다.

황영조는 38㎞지점, 올림픽 사상 최고의 난코스로 악명이 높았던 몬주익 언덕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체력이 거의 소진될 지경에서 만난 경사 7도의 '몬주익 언덕'에서도 이를 악물고 페이스를 유지했고 결국 두 손을 치켜들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또한 그가 금메달을 딴 날짜는 마치 운명처럼 故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한 날짜와 같았다. 이는 정확히 56년만으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는 '마라톤 영웅'이라고도 불렸다.

일제시대 손기정옹이 딴 우승을 두고 일본인들은 일본의 국력 때문에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다며 비웃었다. 그러다 황영조의 우승이 이러한 일본의 항변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됐다. 황영조는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당당하게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 '황영조'와 늘 붙어 다니는 수식어 '몬주익 언덕'에는 황영조 선수의 모습을 조각한 돌과 발자국 등이 새겨져 있어 한국 국민들의 자긍심을 다시 한 번 높여준다.

몬주익은 본래 '유태인의 언덕, 산'을 의미한다. 수많은 유태인들이 처형당했던 이 곳은 땅을 파면 해골이 나올 정도라고 해 '눈물의 언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올림픽 경기장과 몬주익 성이 있는데 지금은 군사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몬주익 성에서는 바르셀로나 시가지와 지중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몬주익 언덕을 걸어서 올라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부분 케이블카를 이용해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왕복요금은 7.5유로, 편도요금은 5.5유로다. 자세한 여행관련 문의는 로그인투어 (02-744-6200) 에서 도와준다.

한경닷컴 bnt뉴스 홍희정 기자 pianohhj@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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