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태어나는 ‘피맛(避馬)길’, 옛정취 살아나나?

입력 2014-07-31 05:47  

주머니가 가벼웠던 우리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위로해주던 추억의 골목, 피맛길을 기억하는가. 밤이면 여느 유흥가 못지 않게 북적이던 ‘피맛(避馬)길’이 대규모 철거 개발로 인해 고유의 멋을 잃고가고 있다.

피맛길은 종로 시전거리에서 일반 백성이 고관대작의 말을 피해 다닌다는 피마(避馬)에서 유래됐다. 종로에서 돈화문로로 이어지는 총 3.1㎞ 구간에 걸쳐 형성된 좁은 골목으로, 서들민의 애환과 추억이 서린 우리 고유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현재의 피맛길은 종로1가~6가 및 돈화문로에 이르는 폭 2~3m의 뒷골목으로, 철거재개발 구간 내 피맛길과 수복재개발 구간 내 피맛길로 나뉘어 있다. 이처럼 우리네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던 피맛길이 다시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종로3가~6가 및 돈화문로에 이르는 2.2km구간은 수복재개발 구간이다. 해장국집, 보석가게, 주점 등으로 구간별 특색 있게 이용되고 있으나, 가로환경이 낙후되고 전통적인 피맛길 분위기가 상실돼 시민들의 이용이 뜸해진 상태였다.

이에 시울시는 피맛길을 원형대로 보존하면서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가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용역을 수행했다. 여기에는 보도, 하수도, 전선, 광고물, 실외기 정비 등 적극적인 공공지원방안과 환경개선방안이 포함됐다.

앞으로 피맛길은 그 고유의 선형을 그대로 보전하면서 구간별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구성된 특화 거리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제공될 것이며 시민들 누구나 즐겨 찾는 장소로 탈바꿈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조성사업이 완료된 후에도 광화문광장과 인사동을 잇는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피맛길이 이제는 ‘전통을 회고하고 즐길 수 있는 피맛길’로 다시 재건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bnt뉴스 김희정 기자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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