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빈혈, 아이 빈혈 유발 가능

입력 2014-09-12 05:40  

[라이프팀] 임산부들의 고질병 중 하나가 바로 ‘빈혈’이다. 임신 5개월째로 접어든 예비엄마 한희정(30·가명) 씨는 임신 전 빈혈은커녕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 건강을 자랑했다. 그러나 임신 후 3개월 이후부터 조금씩 어지럽더니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쁜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혹시 몸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아이에게 안 좋은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임신에 의해 생기는 빈혈로 대부분 철 결핍성 빈혈이다. 임신을 하면 혈액량이 약 50% 정도 늘지만 적혈구 양은 거의 늘어나지 않아서 혈액농도가 옅어지는데다가 혈액 중의 철이 태아에게 옮겨가면서 빈혈이 나타난다.

철은 모체에서 태아로 매우 빨리 이동하기 때문에 태아의 철 농도가 모체보다 높다. 체내에 철이 부족하면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이 감소하므로 산소가 부족해져 빈혈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을 아는 많은 예비엄마들이 ‘임신하면 원래 그래’라며 임신 빈혈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임산부에게 빈혈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순환기계가 영향을 받고 혈색소가 줄어든다. 혈색소가 줄어들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낮아진다.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특별한 증세가 없지만 심하면 현기증과 함께 움직일 때 숨이 차고 심장고동이 빨라지는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분만 시 출혈이 심하거나 쇼크 상태에 빠지기 쉽고 태아의 상태가 위험해지며 나중에 영아 빈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 중인 여성의 하루 철 필요량은 남성보다 2배 정도 높다. 그러므로 임신 중 영양분 섭취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어지럽고 숨이 차며 두통이 오는 등 빈혈이 심하다면 철분제를 복용해야 한다. 철분제를 복용할 때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면 체내에 철분 흡수를 도울 수 있다. 그러나 녹차나 커피 등에 함유된 타닌 성분은 철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식사 직후에 차나 커피를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철분제를 먹을 때에는 부작용으로 인해 오심·구토 등이 올 수 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입덧이 끝난 임신 중기(4개월) 이후부터 출산 후 1개월까지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변비가 생길 수 있으므로 철분제를 복용할 때는 물과 채소의 섭취량을 늘려서 이를 예방해야 한다. 
 
철분제에는 캡슐, 츄정 형태의 정제, 마시는 액상 타입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제에 비해 약상 타입이 유동성이나 흡수력이 좋다. 대표적인 철분제 ‘알부맥스(한림제약)’는 액상타입으로 기존 철분제에서 나타날 수 있었던 위장장애나 오심 등의 위ㆍ장관 부작용이 없을 뿐 아니라 음식물과 함께 복용 시에도 흡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각 약제마다 철분의 함량도 다르므로 약국에서 철분제를 고를 때에는 철로 환산한 양이 얼마
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이다. 보통 임산부가 하루 필요로 하는 철분의 양은 30~60mg이며 엽산은 철분 흡수를 위해 꼭 필요한 성분이므로 철분제를 고를 때 엽산이 함유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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