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팀] 지난 주말,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 들렀다. 이런저런 영화들 중 요즘 인기 있다는 '부당거래'란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연쇄살인을 주제로 한 영화였다.
연쇄살인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볼 때면 오래전에 본 한 영화에 대한 기억 때문에 항상 그 영화를 되새기며 웃음을 짓곤 한다. 1998년엔가 개봉했던 10년도 넘은 옛날영화인데 '기막힌 사내들'이라는 영화다. 역시 연쇄살인을 주제로 한 영화인데 이 영화 '부당거래'와는 달리 연쇄살인과 연관된 여러 에피소드들을 아주 코믹하게 배열해서 히트 쳤던 영화 였다.
연쇄살인의 피해자들이 모두 대머리였던 영화 '기막힌 사내들'
'기막힌 사내들'이라는 영화를 떠올리면 항상 웃음이 나는 이유는 영화의 한 장면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부유층을 상대로 연쇄살인이 벌어지는데 공교롭게도 연쇄살인의 피해자들이 전부 대머리였다.
그래서 연쇄살인범이 대머리만 골라 습격하는 것으로 보도가 나가게 되자 영화 중반부에 전국각지에서 대머리들이 모여서 정부측에 연쇄살인범을 빨리 검거하라는 항의 집회를 시내한복판에서 열게된다. 장진 감독 특유의 코믹코드였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웃겼었다. (이 장면이 나름 문제가 되서 비디오에서는 삭제가 된 걸로 알고 있다.)
그 집회장면에서 대머리들이 모여서 피켓이랑 플랑카드까지 들고 가두행진을 벌이는데 영화를 보는 중간에도 엑스트라 섭외가 참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40대 이후 중년남성들중 머리가 벗겨진 사람만 수백명을 엑스트라로 섭외하는 것인데 당시로서는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근데 만일 장진감독이 이 영화를 요즘에 다시 찍는다면 그 재밌었던 대머리들의 집회장면을 어떻게 찍을까? 탈모전문 의사로서 확실하게 장담하건대 10년전보다는 엑스트라 섭외가 훨씬 쉬울거라 본다.
10년 세 부쩍 늘어난 탈모 환자들
우선 엑스트라를 구할 수 있는 연령대가 무척 다양해졌다. 40대 이후에나 벌어지는 일로 치부하던 탈모가 요즘은 전 연령대가 고민하는 질환이 되었고 십대 후반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진행된 탈모환자를 보는 일도 그다지 희귀한 일이 아니다.
고교 교사인 친구 말로는 예전엔 '빛나리'란 별명을 가진 학생을 전교에서 한 두명 볼까 말까 했는데 요즘은 심한 경우 한 반에서 한 명꼴로 만나볼 수도 있다고 한다. 영화 속에 요즘 세태를 반영하고자 한다면 소년부터 할아버지 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탈모환자를 화면 속에 충분히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여자 엑스트라도 쓸 수 있게 되었다. 사회적으로 남녀의 차별이 없어져가는 게 추세라고는 하는데 요건 남자들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하는데 많이 따라가는게 바로 여성형탈모환자들이다.
모발이식같은 경우도 부분탈모라든가 이마 헤어라인의 불만족 등의 원인으로 상담해오던 예전 여자환자들과는 달리 요즘은 탈모 그 자체로 인하여 고민이 깊어져 필자에게 상담하러 오는 여자환자가 부쩍 늘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번에는 같이 떠오른 과거의 한영화와 맞물려서 직업적인 부분을 연결시켜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았는데 과거엔 영화속에서 대머리란 코드를 코믹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는게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요즘은 아마 불가능할것이다.
왜냐면 탈모가 과거와는 달리 소수의 특정한 질환이 아닌 누구든 안심할수 없는 질환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요즘 영화에서 대머리를 다룬다면 그건 이제 남얘기가 아닌 자기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일이 되버렸기 때문에 장진감독이라고 해도 쉽게 관객들에게서 웃음을 만들어내긴 힘들 것이다.
이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부계와 모계 양측 가계를 샅샅이 훝어봐도 머리벗겨진 사람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지만 10년뒤의 내 모습이 대머리가 아닐거라고는 조금도 장담하지 못한다. 조상중에 대머리가 없으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하던 것은 아주 옛날 얘기이고 이젠 매일매일 자기 머리를 관리하고 탈모에대해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예방하지 않으면 필자처럼 어느날 아침 거울을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늘어난 환자 수 만큼 탈모 치료 방법도 발전
우선 탈모가 사회전반적으로 확산된 속도 만큼이나 탈모의 치료도 발전했다는 사실이다. 탈모의 진행을 막는 약도 나와있고 탈모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두피관리실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다. 가정용으로 쉽게 사용할수 있는 탈모방지샴푸도 많이 출시되어 있다. 이것들은 모두 영화 '기막힌 사내들'이 나왔던 십여년전에는 없던 치료법들이었다.
모발이식은 물론 그시절에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대한민국내에서도 본원을 포함한 몇군데 전문클리닉에서만 가능하던 아주 특수한 시술이었다.
의학의 발전속도로 보건대 탈모가 완전히 정복될 날은 그리 멀지 않으리라 본다. 아직 실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줄기세포치료도 활발하게 연구 중이고 한의학에서도 관심을 갖고서 많이 접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장진감독의 팬으로서는 영화 '기막힌 사내들'의 그 코믹했던 대머리들의 데모장면을 다시 보고 싶긴 하지만 탈모전문의사로서는 탈모가 정복 되어버리는 바람에 대머리 엑스트라를 못 구해서 그 장면을 못 찍는 일이 일어나기를 더 바라는 게 진실한 속마음이다.그리고 그날이 멀지 않았으리라 희망을 가져본다.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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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의 피해자들이 모두 대머리였던 영화 '기막힌 사내들'
'기막힌 사내들'이라는 영화를 떠올리면 항상 웃음이 나는 이유는 영화의 한 장면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부유층을 상대로 연쇄살인이 벌어지는데 공교롭게도 연쇄살인의 피해자들이 전부 대머리였다.
그래서 연쇄살인범이 대머리만 골라 습격하는 것으로 보도가 나가게 되자 영화 중반부에 전국각지에서 대머리들이 모여서 정부측에 연쇄살인범을 빨리 검거하라는 항의 집회를 시내한복판에서 열게된다. 장진 감독 특유의 코믹코드였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웃겼었다. (이 장면이 나름 문제가 되서 비디오에서는 삭제가 된 걸로 알고 있다.)
그 집회장면에서 대머리들이 모여서 피켓이랑 플랑카드까지 들고 가두행진을 벌이는데 영화를 보는 중간에도 엑스트라 섭외가 참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40대 이후 중년남성들중 머리가 벗겨진 사람만 수백명을 엑스트라로 섭외하는 것인데 당시로서는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근데 만일 장진감독이 이 영화를 요즘에 다시 찍는다면 그 재밌었던 대머리들의 집회장면을 어떻게 찍을까? 탈모전문 의사로서 확실하게 장담하건대 10년전보다는 엑스트라 섭외가 훨씬 쉬울거라 본다.
10년 세 부쩍 늘어난 탈모 환자들
우선 엑스트라를 구할 수 있는 연령대가 무척 다양해졌다. 40대 이후에나 벌어지는 일로 치부하던 탈모가 요즘은 전 연령대가 고민하는 질환이 되었고 십대 후반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진행된 탈모환자를 보는 일도 그다지 희귀한 일이 아니다.
고교 교사인 친구 말로는 예전엔 '빛나리'란 별명을 가진 학생을 전교에서 한 두명 볼까 말까 했는데 요즘은 심한 경우 한 반에서 한 명꼴로 만나볼 수도 있다고 한다. 영화 속에 요즘 세태를 반영하고자 한다면 소년부터 할아버지 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탈모환자를 화면 속에 충분히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여자 엑스트라도 쓸 수 있게 되었다. 사회적으로 남녀의 차별이 없어져가는 게 추세라고는 하는데 요건 남자들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하는데 많이 따라가는게 바로 여성형탈모환자들이다.
모발이식같은 경우도 부분탈모라든가 이마 헤어라인의 불만족 등의 원인으로 상담해오던 예전 여자환자들과는 달리 요즘은 탈모 그 자체로 인하여 고민이 깊어져 필자에게 상담하러 오는 여자환자가 부쩍 늘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번에는 같이 떠오른 과거의 한영화와 맞물려서 직업적인 부분을 연결시켜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았는데 과거엔 영화속에서 대머리란 코드를 코믹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는게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요즘은 아마 불가능할것이다.
왜냐면 탈모가 과거와는 달리 소수의 특정한 질환이 아닌 누구든 안심할수 없는 질환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요즘 영화에서 대머리를 다룬다면 그건 이제 남얘기가 아닌 자기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일이 되버렸기 때문에 장진감독이라고 해도 쉽게 관객들에게서 웃음을 만들어내긴 힘들 것이다.
이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부계와 모계 양측 가계를 샅샅이 훝어봐도 머리벗겨진 사람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지만 10년뒤의 내 모습이 대머리가 아닐거라고는 조금도 장담하지 못한다. 조상중에 대머리가 없으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하던 것은 아주 옛날 얘기이고 이젠 매일매일 자기 머리를 관리하고 탈모에대해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예방하지 않으면 필자처럼 어느날 아침 거울을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늘어난 환자 수 만큼 탈모 치료 방법도 발전
우선 탈모가 사회전반적으로 확산된 속도 만큼이나 탈모의 치료도 발전했다는 사실이다. 탈모의 진행을 막는 약도 나와있고 탈모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두피관리실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다. 가정용으로 쉽게 사용할수 있는 탈모방지샴푸도 많이 출시되어 있다. 이것들은 모두 영화 '기막힌 사내들'이 나왔던 십여년전에는 없던 치료법들이었다.
모발이식은 물론 그시절에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대한민국내에서도 본원을 포함한 몇군데 전문클리닉에서만 가능하던 아주 특수한 시술이었다.
의학의 발전속도로 보건대 탈모가 완전히 정복될 날은 그리 멀지 않으리라 본다. 아직 실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줄기세포치료도 활발하게 연구 중이고 한의학에서도 관심을 갖고서 많이 접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장진감독의 팬으로서는 영화 '기막힌 사내들'의 그 코믹했던 대머리들의 데모장면을 다시 보고 싶긴 하지만 탈모전문의사로서는 탈모가 정복 되어버리는 바람에 대머리 엑스트라를 못 구해서 그 장면을 못 찍는 일이 일어나기를 더 바라는 게 진실한 속마음이다.그리고 그날이 멀지 않았으리라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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