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블로거, 노원 여대생 사인 밝혀 "석연치 않은 부분 많아"

입력 2014-10-16 03:16  

[민경자 기자] '노원구 여대생 사망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한 신경외가 전문의가 사망한 여대생의 사인을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신경외과 전공의인 한 블로거가 '노원 여대생 사망사건'에 대해 사인을 밝히고 신경외과적 소견을 올렸다. 이 소견문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로 옮겨졌으며 블로거의 말대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 블로거는 "누군가로부터 온 피해자의 사진과 장문의 편지 때문에 이 사건에 주목하게 됐다"면서 "이 사건은 선천적인 혈관 기형에 의한 출혈보다는 외상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일 가능성이 크다"고 사인을 밝혔다.

이 블로거의 진단에 따르면 신 양의 사망진단서는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 급성 뇌부종 -> 뇌간부전'으로 기록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들의 원인행위(고의 혹은 과실)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즉, 범죄)가 성립함에도 불구하고 사건 및 수사, 재판 전반에 걸쳐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많고 가해자들에 대한 조사 및 형량이 적절치 못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부실수사 및 재판의 가능성이 상당수 존재함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이 사건을 재수사중인 형사과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사인에 대해서는 말해 줄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은 우리가 원점부터 재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 떠도는 글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블로거는 긴 진단 소견과 함께 "새내기 의사 선생님들께는 이번 사건이 외상 환자의 신체 리뷰 및 이학적 검사와 차팅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며 "죽기 전에 병원에 실려왔는데, 원인도 모른채 억울하게 망자를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조언을 남겼다.

한편 '노원 여대생 사망사건'은 2009년 여름 두명의 남성이 함께 술을 마신 여대생을 강간하려하자 이에 저항하는 여대생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후 가해자들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고, 고등법원 집행유예 및 공탁금 500만원 외에는 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에 억울하게 죽은 여대생의 어머니는 인터넷에 억울함을 호소,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경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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