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센다이 韓유학생'이 일본에 남기로 한 이유는?

[라이프팀] 센다이에서 일본 대지진의 참사를 함께 겪은 한국 교민이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 야구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는 "지금 일본 센다이시입니다"라는 제목의 한 일본 유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어제 겨우 전기가 들어와 쉬러왔다가 잠깐 글을 올린다. 4년 전에 여기로 유학와서 이제 학교 졸업하고 22일 출국 예정이었는데 이런일이 닥쳤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과 쓰나미로 고통받던 11일을 회상하고선 "그날 완전 패닉상태가 되어 근처 피난소로 대피했는데 초등학교 체육관에 수백명이 물려들어 발디딜틈도 없이 북적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전기 돌리기, 사람들에게 모포 나눠주기, 화장실에 사용되는 물퍼나르기, 스토브 불지피기 등 여러 사람들이 자원해서 일을 거들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서로 생판 모르던 사람들끼리 말도 트고 이리저리 서로 돕다보니 나이에 상관없이 새로운 친구 인연이 되어 그 상황속에서 서로 의지가 되어 마음이 든든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벌써 피난소 생활 4일째다. 씻지도 못하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잘 못자고, 불편한 생활속에서 다시 언제올지 모르는 지진과 원전 사고, 늘어나는 사상자수, 지금 이곳은 불안과 걱정이 가득합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어짜피 나야 여기 떠나버리면 그만이니 뭐'하고 있는데, 어제 다른 대책본부 분들이 저를 위해 폐쇄된 센다이 공항 이외의 한국행 항공편과 교통수단 등을 알아봐주더군요.
어디어디로 가면 버스를 탈 수 있고 여기 센다이에서 나갈 수 있다 등등...제가 글을 잘 못써서 이 감동이 잘 전달되지 않는데, 어제 십년만에 눈물 쏟을 뻔 했다"며 감동받은 사연을 적었다.

결국 그는 "그래서 생각을 바꾸어 여기 일본이 영화처럼 침몰한다 하더라도 여기서 죽기로 결심 했다. 이번 일도 그렇고 내가 4년 동안 여기서 만난 지인들과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을 이대로 두고 나몰라라 하고 한국으로 떠날 수는 없다"며 일본에 남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뭐 그들에게 대단한 존재도 아니며 큰 힘이 되주지도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꼭 다해내고 마음 편히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힘이 되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무사히 돌아오시길..대단하시네요 훌륭하십니다", "힘내세요 잘 될 것입니다", "눈 시울이 붉어지내요. 힘내세요..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돌아오세요"라며 감동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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