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업계가 스노타이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좀체 늘리지 않고 있다. 폭설 등으로 찾는 사람은 많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생산하면 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파와 폭설이 계속되는 가운데 겨울용 타이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에 따라 스노타이어의 판매 성장률은 업체별로 20~30%대에 이른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선 이 같은 성장률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절대적인 판매숫자나 사용비중이 유럽에 비해 여전히 낮아서다. 내부적으로 스노타이어를 '계륵'으로 표현하는 배경이다.
스노타이어는 계절상품이다. 이에 따라 생산시기에 민감한 타이어 재고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스노타이어는 8~11월 생산한 뒤 기후상황을 살펴본다. 소비자들이 기후에 따라 스노타이어를 살 수도, 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매가 늘어난다고 대량생산하면 재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
물론 재고는 다음 해에 팔 수도 있다. 그러나 생산년도가 오래된 타이어는 소비자들이 구입을 꺼려 업계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장 재고가 부족해도 늘 같은 수준으로 생산하는 게 최선이라고 업계는 판단한다.
스노타이어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도 쉽지 않다. 스노타이어를 많이 장착하면 할수록 기존 타이어의 내구연한이 늘어나서다. 즉 주력제품인 4계절용 타이어의 교체주기가 길어지면 수익이 떨어진다는 것. 타이어 보관 서비스 등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스노타이어의 경우 생산을 늘리고 줄이는 게 어렵지는 않지만 무턱대고 생산과 공급을 늘렸다가 겨울철 기온이 높으면 모두 재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유난히 '새 것'을 좋아해 재고들은 폐기될 확률이 높고, 이는 결국 제조사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노타이어시장 확대는 주력인 4계절용 타이어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자체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스노타이어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영상 7도 이하의 기온에서는 4계절용 타이어나 여름용 타이어가 딱딱해져 쉽게 헛돌고 파손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 스노타이어 미장착으로 인한 사고가 늘면 손해율이 증가하는 손해보험업계가 스노타이어 장착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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