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시스루] '그 겨울' 조인성 보는 것만으로도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입력 2013-02-27 08:00  


[윤혜영 기자] "'그 겨울' 배우 조인성을 보는 것만으로도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마성의 국민오빠'로 등극한 조인성에 빠진 '오수앓이' 동생들은 요즘 즐겁다.

2월14일 오후 9시50분 첫 방송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이 '7급 공무원', '아이리스2'까지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수목대전에서 시청률 1위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감성적인 스토리' 노희경 작가와 '아름다운 영상미' 김규태 PD가 다시 손을 잡은 것은 물론이고 오랜만에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선 동갑내기 톱스타 조인성 송혜교 커플의 만남까지 기대했던 대로 '그 겨울'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탄탄한 스토리를 완성시켜주는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다. 그중에서도 조인성은 그야말로 '팔색조' 매력을 뽐내고 있다.

'그 겨울'에서 조인성이 맡은 역, 오수는 아픔이 많다. 유년시절 부모에게 버려진 상처와 첫 사랑의 잔인한 실패로 포커판에서 겜블러로 살아가다 음모에 휘말려 징역을 산다. 이후 돈 때문에 죽음을 위협받게 되고 자신과 함께 살다 사망한 동명이인 오수가 대기업 아들인 것을 알게 돼 죽은 오수인 척 앞이 보이지 않는 오영(송혜교)의 오빠 행세를 한다.

◆ 조인성 "나무 밑에 버려져서 나무 수, 보육원 앞에 나무가 많아서 나무 수"

제대 후 빨리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어 예능까지 출연했다는 그는 8년 만에 시청자를 만나 기다렸다는 듯이 연기 포텐을 터트렸다. 제작발표회에서 "복귀작이라기보다는 차기작이라고 해주시면 마음이 좀 편할 것 같다"라고 부담을 드러냈지만 말끔히 털어버릴 수 있을 정도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는 청부폭력배 조무철(김태우)과 마주할 때나 자신의 눈앞에서 오영의 친오빠 오수(이재우)가 죽어갈 때, 혹은 진소라(서효림)가 사랑을 핑계로 배신했을 때 등 눈 안에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며 살아있는 눈빛을 보여줬다.

조인성은 극중 19세 때 첫 사랑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지만 너무 어렸던 탓에 사랑과 아이 둘 다 잃고 죄책감에 가슴 절절한 오열 연기로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또 동명이인 오수가 쓴 편지를 영에게 읽어주면서 혼잣말로 다는 주석에서는 특유의 유쾌한 모습도 살짝살짝 묻어 나왔다. 박진성(김범)과 함께 도박판을 빠져나오면서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귀여운 미소는 보너스다.

여기에 영에게 눈으로 걸음 수를 재며 "한 네 걸음 정도 걷다가 계단이 있어요"라는 친절한 길 안내는 물론, 경찰에 쫓기게 됐음에도 읽어주던 편지를 끝까지 손에 쥐여주는 등 차가운 듯하지만 세세한 배려심까지 갖추고 있다.

마치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정재민과 영화 '쌍화점' 홍림, '비열한 거리' 병두 등 다양한 캐릭터를 오수라는 인물에 하나로 녹여낸 듯하다.

뿐만 아니라 여동생이면서 여자인 오영과 함께 누워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나 왕비서(배종옥)-이명호(김영훈) 군단을 당황시키는 촌철살인 멘트, 남에게 사기를 치지만 자신의 사람은 끝까지 믿는 순수함, 살아보지 않았던 삶을 들키지 않고 함께 산 척할 수 있는 빠른 눈치까지 그는 완벽히 오수에 빙의된 듯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배우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지만 그저 착하지만은 않다. 과하게 잘생긴 얼굴과 끝없는 기럭지에 완벽히 어울리는 수트핏을 빼면 도박과 술을 좋아하고 여자를 버리거나 속이는 나쁜 남자다. 하지만 조인성은 오수가 가진 내면의 슬픔과 아픔을 잘 드러내면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표현했다. (사진출처: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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