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숙 기자 / 사진 배진희 기자] “연극이요?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90년대 하이틴스타로 인기절정의 전성기를 맞은 그를 눈앞에서 봤다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웃음 뒤에는 늘 눈부신 후광이 뒤따랐다.
배우 김승현은 2010년 말 소집해제 이후 MBC ‘욕망의 불꽃’, KBS ‘두근두근 달콤’ 등 드라마 활동과 ‘출발드림팀’,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를 통해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비쳤지만 팬들의 입장에선 여전히 목말랐다.
하지만 최근 10년 만에 컴백한 그룹 스페이스A의 ‘섹시한 남자’ 뮤직비디오 출연과 동시에 연극 ‘옆방 웬수’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그를 2월의 끝자락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만났다.
▶ 브라운관 or 스크린이 아닌 소극장 연극무대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연극 ‘옆방 웬수’는 지인의 소개를 통해 출연 제의를 받았어요. 그 순간 연기자, 배우로서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공연은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호흡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즐거운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어요.
▶ ‘개그콘서트’, ‘출발 드림팀’ 출연으로 팬들이 많이 반가워했다. 활동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
왕성한 활동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톱배우가 아닌 이상 한회 두 작품 이상을 연달아 하기는 어려워요. 여러 가지 상황이라는 것도 있고, 어려운 부분이죠. 대형 기획사가 아닌 이상 혼자이거나 소규모 기획사에서는 조금 힘든 일이에요.
▶ 드라마나 영화 복귀는 언제쯤인가
최근에도 오디션을 봤어요. 신인이 아니기 때문에 오디션을 볼 거라고는 생각을 안 하는데, 영화감독님과 미팅은 물론 오디션도 봐요. 제가 경력도 오래된걸 아시니까 간혹 감독님들이 그런 자리가 있을 때 민망해 하시더라고요. 신인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예의상 못시키는 것 같아요. 사실 그에 따른 결과는 아직까지는 좋지 않아요. 감독님이 원하는 캐릭터, 스타일이 있는 거니까 아쉽긴 하지만 앞으로 계속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연예인이 있나
평소 운동을 좋아해요. 그래서 주말마다 연예인 축구팀을 나가는데, 활력소는 물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예요. 모임에 연예계 선배들이 많이 계세요. 단장으로 ‘탁사마’ 탁재훈 씨, 듀스의 이현도 씨, 어린친구들 중에서는 샤이니의 민호, 김현중 씨가 같이 활동하고 있어요. 같이 있다 보면 조언도 많이 듣죠. 특히 재훈이 형은 데뷔했을 때 시트콤에 함께 출연하면서 인연이 됐는데 ‘축구팀이 있는데 같이해볼래’ 라고 먼저 말씀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 과거 솔비를 그린 그림이 화제가 됐다. 원래 친분이 있었나
솔비 씨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됐어요. 평소 자주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솔비 씨가 그림을 그리는 줄은 처음엔 몰랐죠. 개인전할 때 많이 친해졌어요. 솔비 씨가 장난삼아 “오빠 그림 잘 그리시는 것 같은데 저 좀 그려주세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화보 사진을 보고 그려줬죠. 솔비 씨가 트위터에 올린 게 화제가 돼서 깜짝 놀랐어요. 순간 검색어에 ‘솔비’, ‘김승현’이 올라오는데 ‘스캔들 났나?’.‘내가 뭐 잘못 했나’라고 생각했어요.(웃음)
▶ 그림실력이 대단하던데…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을 공부했어요. 원래는 미대를 진학할 생각이었죠. 당시에 남녀공학을 다녔는데 여학생들의 추천으로 우연치 않게 모델로 발탁됐어요. 그 계기로 미술의 꿈은 접었지만, 그동안 배운 것도 있고 취미로 계속 그려오고 있어요.
▶ 자신만의 취미가 어느새 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솔비 씨가 ‘오빠 연말에 전시회 기획하는데 같이해보자’고 먼저 제안을 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작년 연말에 열었던 전시회는 독거노인과 반려동물 돕는 취지하에 진행된 재능기부였어요. 당시 5명의 작가가 참여해서 각자 두 작품씩 준비했죠. 작품은 팬들과 지인 분들이 사주셨어요. 제 작품은 80만원에 팔렸어요.(웃음) 다른 분들은 더 비싼 가격에 팔렸어요.
▶ 앞에서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기존에 굳혀졌던 꽃미남 이미지를 탈피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외형적인 선입견에서 벗어나 시트콤을 통해 망가지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단막극이나 ‘욕망의 불꽃’에서도 악역을 연기한 적이 있지만 진정한 악역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특히 ‘저 역할은 내가 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 작품이 있는데, 영화 ‘달콤한 인생’의 진구 씨나 ‘강철중:공공의 적 1-1’의 김남길 씨 같은 캐릭터는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연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어요. 물론 기회가 되면 좋겠지만 지금은 주연과 조연에 대한 욕심 없이 작은 역할이더라도 잘 소화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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