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vs 마가렛 대처, 품격이 반짝반짝 ‘브로치’ 키워드

입력 2013-03-06 15:21   수정 2013-03-06 15:21


[박윤진 기자] 이 땅에 여성 대통령의 시대가 열린지 일주일여가 지났다.

공식 취임이래로 박근혜 대통령의 패션이나 의상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관심도가 유난히 높은 경향이 보인다. 각계 패션전문가나 언론은 박 대통령의 행보와 더불어 패션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며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시각과 시선을 부여하고 있다.

정갈한 스타일을 즐기는 박 대통령이 유일하게 치장하는 액세서리는 바로 브로치다. 수 십 년째 단순한 올림머리를 고수하는 헤어스타일과 직선적이고 클래식한 재킷 스타일을 선보이는 그는 브로치를 적재적소 스타일링하며 우아하면서도 격조 있는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신뢰감을 어필한다.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카키색코트에 보라색 나비 브로치를 매치했다. 디테일이 배제된 직선적인 실루엣 의상에 브로치를 포인트로 주어 여성성을 상징하면서도 타인의 시선을 끄는 의도를 부여한 것이 눈에 띈다.


패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외국의 퍼스트레이디 사례를 통해서도 살필 수가 있다. 영국 최초 여성총리였던 마가렛 대처는 강인한 느낌을 자아내는 정장을 애용했으며 왼쪽 옷깃에는 브로치를 꽂았다고.

특히 연설을 할 때나 공식석상에서 푸른색 상의를 주로 선택했고 브로치를 통해 세련되고 강인한 이미지를 부여했다. 영화 ‘철의 여인’에서 퍼스트레이디 마가렛 대처로 분했던 메릴 스트립 역시 밝은 파란색 재킷에 실크 소재의 블라우스를 입고 브로치를 다는 패션을 고스란히 녹여 냈다.

박 대통령과 마가렛 대처 사이에는 브로치라는 공통된 요소가 자리한다. 직선적이고 날이 선 듯 절제된 정장 스타일에 가슴 위쪽으로 높여 단 브로치는 당당하고 강인한 여성성을 부여해준다.

여기에 나비, 플라워 등 보다 화려하고 유연한 모티브를 통해 브로치가 갖는 상징적 존재감에 반하는 여성성까지 녹여낸다. 여성 지도자답게 자신의 신념을 브로치로 표현하며 국민의 신뢰감을 얻는 히든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반지나 목걸이 등 다양한 액세서리는 연령의 경계 없이 두루 사랑을 받지만 브로치의 경우 올드하다는 인식 탓에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브로치 스타일링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세련되고 감각적인 브로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명품 예물 브랜드 뮈샤의 대표이자 미스코리아 티아라 제작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정주 디자이너는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에 발맞춰 다채로운 디자인의 브로치를 선보였다.

자연을 표현한 나뭇잎, 꽃, 나비 등을 모티브로 한 브로치는 화려한 비주얼과 기품을 동시에 머금고 있다. 더불어 춤추듯 유려한 곡선 위에 메인 보석으로 진주가 세팅한 브로치는 서정적이며 우아하다. 이는 살짝 대각선으로 매치해주면 얼굴이 더 갸름해 보이는 효과를 준다.

국화인 무궁화를 형상화한 브로치도 주목하자.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국민과 마주하는 공식 석상에서 무궁화 브로치를 종종 선보였다. 신념을 어필할 요소로 활용한 것도 있겠지만 플라워 모티브가 자아내는 심미적 아름다움에 눈길이 간다.

뮈샤에서는 대한민국의 美 무궁화여 영원하라는 작품명의 브로치를 선보였다. 우리의 꽃 무궁화와 한글의 만남이 조화를 이뤄 고고한 멋을 강조한다. 다섯 장의 얇은 꽃잎과 잎맥까지 섬세하게 살렸고 그 위에 칠보를 사용해 한국적인 요소가 은은하게 빛난다.
(사진출처: 한경닷컴 DB, 영화 ‘철의여인’ 스틸 컷, 뮈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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