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동차를 위한 '제네바모터쇼'의 교훈

입력 2013-03-18 07:40  


 100여종의 신차를 공개한 2013 제네바모터쇼가 오는 17일 막을 내렸다. 매년 유럽에서 첫번째 열리는 모터쇼로, 유럽 내 자동차 흐름파악의 척도가 되는 전시회로 유명하다. 규모는 작아도 세계 5대 모터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이다.  

 이번 제네바모터쇼는 '자동차의, 자동차에 의한, 자동차를 위한'이라는 말로 정의할 수 있다. 모터쇼는 말 그대로 '자동차의 쇼'임은 말할 것도 없이 '자동차에 의한' 것임에도 틀림없다. 자동차가 주도해 쇼를 끌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제네바에는 900여대의 차종이 전시됐으며, 신차는 98대나 됐다. 23개 브랜드에서 46종을 세계 최초 공개했으며, 유럽 프리미어는 22대, 스위스 프리미어는 30여대에 달했다. 차종 역시 수퍼 미니카에서부터 SUV와 고성능 슈퍼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마련했다.

 각종 신차에 컨셉트카까지, 전시된 차를 보는 데만 꼬박 반나절 이상이 소요된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수퍼카 전시 부스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렸다. 신차 내부까지 개방하는 브랜드도 있어 관람객 참여가 높다는 특징도 있다. 자동차 마니아뿐 아니라 폭넓은 층의 관람객을 수용하는 데 전혀 모자람이 없는 구성이다.

 그러다보니 여성도우미의 중요도는 당연히 줄어든다. 브랜드 또한 '자동차를 위한' 쇼에 다수의 도우미를 세우지 않는다. 선보인 차종에 대한 자신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동차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관심을 집중시키겠다는 의지다. 그 때문인지 관람객 역시 자동차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다. 

 무엇보다 제네바모터쇼는 여유롭다. 자동차 브랜드와 제품, 언론과 관람객 등 모터쇼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균형을 이뤘다는 느낌이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서로 과하게 요구하거나 요구받지 않고 기본에 충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이었다. 기대할 수 있는 모터쇼 중에 최고가 아니었다 싶다.

 얼마 전 서울모터쇼조직위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여성도우미를 통해 관람객 수를 늘려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물론 모터쇼가 하나의 마케팅 장이며,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전 세계 자동차 관계자뿐 아니라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통의 장소이며, 무엇보다 자동차를 주인공으로 하는 축제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모터쇼가 '모델쇼'로 인식되는 불명예는 이제 없어야 할 것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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