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 기자] 3월14일 온 국민이 새벽잠을 포긴한 채 TV 앞에 모여들었다.
‘벤쿠버의 여왕’ 김연아가 2년만에 국제 메이저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대한민국 국민들을 사로잡은 것. 이날 연아는 2년만의 출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기량과 완벽한 클린 무대를 선보여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의 높은 찬사를 받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아는 기술점수(TES) 36.79점, 예술점수(PCS) 33.18점 합계 69.97점으로 1위에 올랐다.
1위에 오르긴 했지만 이날 연아가 펼친 완벽한 클린 무대에 비해 점수가 너무 짜지 않았냐는게 언론들의 반응. 해외 외신기자들의 SNS에는 연아만의 현미경 심사에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으며 엉덩방아를 찧은 카롤리나 코스트너와는 불과 3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보는 이들을 황당케했다.
이미 현저한 실력 차가 나지만 라이벌이라 불리는 아사마마오는 마지막 점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62.10점으로 6위에 그쳤다. 그녀의 주무기인 트리플 악셀에서 두 발로 착지했음에도 가산점을 받은 마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만회하겠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연아에게만 국제 심판의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공정해야할 스포츠 종목이지만 연아의 연이은 독주, 한 국가의 외교력, 일본의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은 실력만으로 승부를 보는 연아에게 어쩌면 불리하게 적용될런지도 모른다.
특히 국가이미지를 높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스포츠라 불리는 피겨의 경우 각 나라들의 푸쉬가 엄청나며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오심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국민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이번 대회를 놓고 편파판정이라 말들이 많지만 연아는 실력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아우른다. 차원이 다른 실력만큼이나 눈길을 끄는건 남다른 예술적 감성과 피겨 의상. 이번 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에서 선보인 의상 역시 큐빅 장식과 연하늘색 그라데이션이 일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가녀린 연아의 바디선과 강렬한 스모키 메이크업, 반짝거리는 큐빅 장식과 휘날리는 치맛단은 연아의 비주얼을 환상적으로 만들어주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반면 마오의 쇼트 의상은 난해하다는 지적이 많다. 곡의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하지만 너무 튀는 네온 컬러, 불규칙한 패턴, 실제 바디컬러와 차이나는 시스루 디테일은 쇼트 연기를 집중하는데 산만한 느낌을 준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마찬가지. ‘4분10초의 드라마’로 불리는 프리에서 김연아는 레미제라블 선율에 몸을 맡긴다. 프리에서 김연아는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그레이 컬러의 의상을 착용한다. 벌룬소매와 스퀘어 네크라인이 고급스러움을 선사하며 촘촘히 박혀 있는 큐빅장식과 연아가 자주 애용하는 그라데이션 장식은 그녀만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오는 프리 의상을 체인지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새 의상에서 깃털이 떨어진다는 논란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마오의 의상은 ‘백조의 호수’라는 곡명에 맞춰 백색의 깃털이 촘촘히 박힌 디테일을 자랑한다. 안무를 담당하고 있는 타티아나 소바 코치가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깃털이 빠지면 감점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일일이 손바느질로 깃털을 하나씩 꿰맸다는 후문이다.
쇼트 경기가 끝나고 3월15일 일본의 한 방송에서는 김연아와 아사다마오의 모습을 사진으로 비교하며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논란이 된 것은 비교한 사진 속 그녀들의 모습. 평온한 모습의 연아와 달리 일그러진 마오의 표정은 일본 스스로도 마오가 이미 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보였다.
수많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당당히 쇼트 1위를 거머쥔 김연아. 3월17일 열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보란듯이 세계정상 탈환에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사진출처: 한경 DB, SBS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대회’ 방송 캡처)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봄 만난 여신들 “스타일에 물 올랐네!”
▶고준희 vs 김수현, 같은 옷 다른 느낌 “극과 극 패션!”
▶노홍철, 브랜드 모델 꿰차고 진정한 패션피플로 거듭나
▶헐리우드 스타들이 사랑한 바로 그 바지 “대체 어디꺼?”
▶“과다노출 범칙금이 5만원?” 글래머스타들 ‘놀란 가슴’ 어쩌나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