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기자/사진 정영란 기자] 로커 김종서가 국숫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인천 신도시 송도에 ‘국수의 신’이라는 국숫집을 열고 직접 국물의 맛을 내며 손님들을 맞고 있는 것이다. 장 칼국수, 닭 칼국수, 만두, 듣기만 해도 단출한 이 세 가지 메뉴로 김종서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곡을 뽑고 있어야 하는데 면을 뽑고 있어요. 면을 계속 뽑다 보면 곡도 뽑히겠고 그러다 보면 명곡도 나오겠죠” 라고 말을 건네는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처음부터 외식 사업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머리를 식힐 때마다 자주 강원도에 내려갔는데, 우연히 인제에서 동네 분들이 즐겨 먹는 '장칼국수'를 맛보게 된 것. “아 맛있다” 정도가 아닌 “이거 가게 차리면 대박 나겠는데” 할 정도였다. 이를 곧바로 실천에 옮겨 탄생하게 된 국숫집이 바로 ‘국수의 신’이다.
김종서가 가장 매력을 느낀 부분은 칼국수의 국물 맛이다. 장칼국수는 웰빙 전통음식으로, 우리나라 3대 약수 중의 하나인 청정지역 강원도 방태산 약수로 빚은 장으로 만든다. 닭칼국수 역시 보약 한 첩을 다리는 정성으로 만들어 닭 한 마리의 영양이 고스란히 담겼다.
장칼국수는 지역마다 맛이 살짝 다르다. 강원도는 고추장 맛이 강하고 강릉과 속초는 장칼국수의 해물이 많이 들어가 칼칼한 맛을 낸다. 그러나 김종서가 추구하는 맛은 장인의 장맛을 더 잘 살릴 수 있게 하는 것. 즉 막장과 다른 장과의 비율 싸움이다. 장맛 본연의 향을 잡아먹지 않으면서 장칼국수와 어울릴 수 있도록 고추, 당근, 호박, 감자 채소를 간결하게 곁들였다.
만두와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는 장 칼국수는 어르신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하루는 노부부가 다정하게 손잡고 들어와 장칼국수를 드시면서 입가에서 떠나지 않는 미소를 보고 뿌듯함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과하지 않으면서 착 감기는 이 담백한 맛을 지닌 장칼국수가 노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최근 ‘왕의 맛집’이라는 맛집 탐방 기사를 쓰고 있는 탤런트 임호가 마침 이 식당을 방문했다. “부모님도 강원도 출신이라 장의 맛에 익숙하지만 ‘국수의 신’ 장칼국수는 집에서 담가 먹는 특유의 장맛이 아닌 은은한 맛”이라며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김종서도 처음부터 완벽한 비율을 찾아낸 것은 아니었다. “처음 몇 개월은 장의 맛이 불의 세기나 재료에 따라 달라져서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매일 아침 장의 맛이 내 혀끝을 통과하지 못하면 장을 버릴 지언정 장사를 할 수 없었죠”라고 말한다.
장칼국수를 잇는 두 번째 별미는 닭칼국수다. 닭고기와 조개, 지단 같은 고명이 칼국수와 반반의 비율을 이루며 푸짐하게 담긴다. 취향에 따라 풋고추를 넣어 매콤하게도 즐길 수 있다.
닭 뼈를 우려내 뽀얀 국물은 사골처럼 이틀 동안 순수하게 고아내 닭의 영양분을 고스란히 담았다. 닭칼국수는 속이 허하거나 영양이 필요할 때 적절한 음식으로, 닭의 지방을 획기적으로 걷어내 담백하고 든든한 영양식이다. 사실 “닭과 조개가 서로 어울릴 수 있을까?” 하겠지만 싱싱한 조개를 곁들이면서 감칠맛 나는 국물을 탄생시켰다.
닭 요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단골 메뉴다. 그럼에도 닭 요리를 쉽게 생각할 수는 없다. 특유의 비린내를 제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음식점 또한 닭 요리의 비린내를 제거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한약재가 답이었다. “사실 한약재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적당히 사용해 과하지 않게 하여, 한약재를 쓰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오히려 비법”이라고 말한다.
갓 만든 배추 겉절이를 항아리에 푸짐하게 담아주는 것도 ‘국수의 신’의 또 다른 매력이다. ‘국수의 신’은 “‘장사는 퍼줘야 한다’는 불문율을 지킨다”고 말한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저녁 메뉴로는 칼국수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음식점 주인이 ‘퍼주는’ 닭칼국수는 배를 든든하게 해주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도 닭칼국수를 찾게 한다.
직접 뽑는 칼국수 면은 첨가제를 넣지 않아 속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도 매력적이다. 장칼국수, 닭 칼국수와 함께 메뉴에 올라와 있는 만두 역시 손으로 직접 만들어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해주시던 그대로다.
동료 가수 김태원은 ‘국수의 신’에 다녀간 다음 날 뜬금없이 전화해 “장칼국수가 또 생각난다”며 놀라게 했다. 많은 맛집을 다녀본 탤런트 임호 역시 "국수의 신은 외식 사업의 떠오르는 샛별"이라며 감탄을 자아냈다.
이제 어엿한 국숫집 사장님으로 변신한 김종서는 “연예인이 하는 식당이라서가 아니라 음식을 맛보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맛있다고 인정받는 맛집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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