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CC 2.0ℓ TDi의 경쟁 상대로 벤츠 C클래스를 지목했다. CC의 가격과 효율, 그리고 성격을 감안할 때 명확히 구분되는 경쟁 차종은 없지만 굳이 꼽으라면 벤츠 C클래스가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벤츠는 CC의 도전이 그다지 반갑지 않은 모양새다.
25일 폭스바겐에 따르면 CC의 경쟁차종으로 C클래스가 지목된 이유는 성능과 효율, 가격 면에서 CC가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실제 CC 2.0ℓ TDi의 경우 177마력 반면 C클래스는 CC보다 큰 2,143㏄ 배기량이지만 출력은 170마력으로 약간 적다. 그러나 토크는 C클래스가 40.8㎏.m(1,400-2,800rpm)로, 38.8㎏.m(1,750-2,500rpm)의 CC보다 근소하게 앞서 있다. 게다가 효율은 CC와 C클래스 모두 ℓ당 15.6㎞로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CC는 도심(14.2㎞/ℓ)에서, C클래스는 고속(19.3㎞/ℓ)에서 효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또한 가격도 CC는 4,860만원, C클래스 220 CDI는 4,790만원으로 70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폭스바겐이 CC 2.0ℓ TDI의 타깃으로 C클래스 220 CDI를 삼은 또 다른 배경은 판매량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C 220 CDI는 120대가 판매됐다. 반면 CC 2.0 TDI의 경우 4모션과 블루모션 등을 합쳐 모두 158대가 판매됐다. 폭스바겐으로선 새롭게 CC 2.0 TDI 기본형이 투입된 만큼 CC 전체 판매에 커다란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 중이다. 월 판매량이 200대가 넘는 BMW 3시리즈를 넘보기보다 일단 추월 가능한 차종을 타깃으로 삼은 뒤 향후 3시리즈를 넘보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폭스바겐 관계자는 "파사트가 토요타 캠리, 현대차 쏘나타 등의 경쟁이라면 CC는 제품 면에서 한 단계 높은 벤츠 C 클래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C 클래스 외에 넓게는 BMW 3시리즈도 가시권에 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벤츠는 C클래스가 CC와 비교되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메르세데스 벤츠 국내 판매사 관계자는 "일선 현장에서 C클래스와 CC를 비교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며 "성능과 효율, 가격이 비슷하다면 오히려 C클래스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벤츠와 폭스바겐 브랜드를 동일선상에 놓고 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의 도전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셈이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은 향후 CC의 경쟁으로 C 클래스를 계속 언급하며, 경쟁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방침이다. 제품력에서 결코 CC가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CC의 인지도와 제품력은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C클래스를 넘어 3시리즈 아성에 도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최근 CC 신형 가격을 2.0ℓ TDI 블루모션 4,860만원, 2.0ℓ TDI 블루모션 4모션 5,060만원,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차종은 4,450만원에 내놨다. 회사측은 하이패스 단말기 등이 추가됐지만 가격은 오르지 않았음을 내세우는 중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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